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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4

삼국지 정훈전 삼국지를 읽다 보면 느끼는 아쉬움 중의 하나는 1세대 창업주들 (유비, 조조, 손권)이 퇴장하면 긴장감이 확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그 후로도 수많은 이야기거리들이 있건만, 시청률 떨어지는 드라마 조기종영 시킨 느낌이 들 정도. 그리고 이는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대체역사 소설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인이 빙의하건, 별로 주목받지 못하던 군주나 잡장이 회귀하건 간에 막판 보스 3대장만 잡으면 거의 소설 끝나는 분위기인 것이 기정사실. 그래서 삼국지 정훈전은 나름 신선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정훈은 삼국지 게임 매니아. 새로 나온 삼국지 가상현실 게임에 접속했는데 이게 그만 현실이 되어버렸다. 로그아웃을 하기 위해서는 천하를 통일해야 하는 상황. 그나마 무력에 능력치를.. 2019. 7. 24.
망겜의 성기사 언제나 그렇듯, 어느 날 갑자기 온 세상이 게임 속 세계관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것도 밸런스도 거지같고 과금 유도만 하는 사행성 빵빵한 망겜으로.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현실에 나타난 몬스터들은 군인들이 사용하던 무기를 노획해서 역습을 하는가 하면 지하에 득실거리는 몬스터로 인해 화석 연료의 채취마저 끊긴 상황. 주인공인 황건욱은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짬짬히 현질을 한 덕에 나름 강한 성기사 캐릭터를 보유중이었고, 그 덕에 하루 아침에 나름 신흥 권력자 취급을 받는 플레이어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방관이 갖는 이미지가 언제나 그렇듯, 일반인에게 갑질도 하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 할 뿐. 그러다가 자기 한 몸 희생시켜 도시를 지키는 와중에 사망하고, 죽음의.. 2019. 7. 18.
강남퇴마사 장인이 돈이 많아요 (https://blackdiary.tistory.com/1231?category=437237)를 썼던 서인하 작가의 퇴마소설.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상대의 과거를 읽어가며 엉터리 무당짓으로 돈을 벌던 주인공. 그러다가 진짜배기 무당들을 만나게 되면서 퇴마의 길로 접어들고 귀신들을 물리치는 그런 내용이 전개된다. 작가의 전작들, 그러니까 어째저째 성공한 아재가 자기 성공담 썰 풀어주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노선이라 나름 우려도 많았는데, 초반부는 진짜 미친 포텐 터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말초적으로 재미있는 게 아니라 굿과 퇴마, 한풀이에 대한 내용을 나름 심도있게 파고들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달까. 어찌 보면 신파라고 할 수 있는데, 억지 신파는 아니라서.. 2019. 7. 7.
국회의원 이성윤 소설을 읽다 보면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깊이가 있는 글? 짜임새가 좋은 글? 필력이 뛰어난 글? 작가의 철학이 녹아 난 글? 하지만 단테의 '신곡'이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보다 뛰어난 글인가?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보다 좋은 책인가? 얼마나 많은 독자를 만족시키는가, 얼마나 지적 수준이 높은 독자들을 만족시키는가, 얼마나 많은 만족을 주는가는 다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덜한 만족을 주는 글들이 영 쓸모없다는 소리 또한 아니다.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든 김치와 동네 마트에서 파는 공장 김치가 다르고, 고전 명작 영화와 수목 아침드라마가 다르지만 각각은 나름대로의 소비 계층에게 필요한 수준의 만족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 2019.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