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Fiction_소설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nitro 2022. 2. 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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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문학동네 (2021)

가장 최근에 출시된 소시민 시리즈의 외전.

원래의 소시민 시리즈도 가볍게 읽을만한 내용이라 그닥 길다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

아예 훨씬 더 짧은 단편이 모여서 나오니 훨씬 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사건은 여전히 소소하고 - 마카롱을 세 개 주문했는데 갑자기 네 개로 늘어났다거나, 여러 개의 빵 중 하나에 머스타드를 넣는 벌칙게임을 했는데 아무도 꽝을 뽑지 않았다거나 - 그 결말 역시 알고 보면 뜬금없다거나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캐릭터가 확실한 두 주인공이 디저트와 문제를 함께 해치워 나가는 그 분위기가 워낙 마음에 들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읽는다.

특히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음식의 묘사에 감동받은 반면, 이번 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오사나이의 디저트를 대하는 태도다.

“훌륭한 파티스리와 제과 동호회를 비교하는 건 시시한 일이야. 백 엔짜리 초콜릿을 먹으면서 고디바가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건 우스꽝스럽잖아. 파티스리는 파티스리에 어울리게, 홈메이드는 홈메이드답게. 주전부리 과자는 주전부리로 훌륭하다면 그걸로 족한 거야. 언제나 최고의 디저트를 원하는 건 구도자 같아서 멋져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뭘 먹어도 ‘거기에 비하면’이라고 말하는 속물에 지나지 않아.”

“그럼 뭘 먹어도 행복하다는 뜻이야?”

“설마. 맛없는 건 안 돼. 대충 만든 건 더 안 돼. 그건 멋지지 않은걸. 굳이 속물처럼 말하자면 물론 이건 최고는 아니야. 하지만 맛있고 정성들여 만들었으며, 무엇보다 나는 지금 즐거워.”

오사나이는 치즈 케이크를 한 입 더 삼키고 생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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