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Fiction_소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한국단편문학선
nitro
2022. 4. 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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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문학선1 / 김동인 외 지음, 이남호 엮음. 민음사 (1998)
얼마 전 ‘더블린 사람들’을 읽으며 ‘요즘 한국인들이 겪는 무기력감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한국단편문학선을 읽다보니 앞의 요즘이라는 단어는 떼어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일제강점기 전후를 배경으로 우리나라 문인들이 쏟아낸 여러 단편소설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속이 깝깝-갑갑도 아니고-해진다. 그나마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김유정의 동백꽃이나 이효석의 모밀꽃 필 무렵 정도가 힐링이라면 힐링일까. 그 외에는 죄다 가난에 찌들고 나라 빼앗긴 이등 국민의 설움에 버무려져서 무력감과 비굴함이 뚝뚝 묻어난다.
재밌는 사실은 학교 다니며 교과서에 나온 글을 낱낱이 분석해가며 읽을 때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 재미가 지금에 와서야 와닿는다는 점이다.
문학 작품을 조각조각 찢어내어 해부하는 교육 과정의 부작용 때문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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