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프라이빗 요리수업
청담동 프라이빗 요리 수업 / 목진희 지음, 다독다독 (2020)
옛날부터 백화점의 문화 교양 강좌에는 요리 수업이 빠지지 않았다.
백화점의 주요 고객인 주부, 특히 고급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주부들에게 요리 역시 자신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잘나가는 동네의 대명사 청담동의 ‘프라이빗 요리 수업’이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진다.
실제로 진행되었던 프라이빗 쿠킹 클래스 (이 단어가 너무 멋부리는 느낌이라면 ‘소규묘 요리 강좌’로 치환시키자)를 계절별로 4주씩, 한 주당 세 개의 요리를 다뤄 총 48개의 레시피를 담고 있다.
르 꼬르동 블루 스탠다드이면서, 일반인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의 요리를 구성하다보니 좀 애매한 느낌이 없잖아 있긴 하다. 완전 고급도 아니고 완전 집밥도 아닌, 가볍게 손님 맞이할 때 꾸밀법한 상차림이랄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볍게 손님 맞이할 때 이 정도의 재료와 노력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테고, 그렇다고 홈파티를 하기엔 요리가 너무 통일성이 없는 느낌이다.
이 정도 요리를 큰 노력 없이 수월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 아니라도 자신만의 코스를 구상할 수 있을테니 딜레마에 빠진다.
무엇보다도 실제 요리 수업을 들으며 익히는 것과, 교재만 읽었을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셰프(CIA 요리학교 교재) 한 권 읽는다고 등록금 1억원짜리 수업과정을 들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친구들 초대해서 간단히 밥 차리는데 굉장히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보이고 싶을 경우 활용할만한 책.
개인적으로는 레시피보다도 로열 코펜하겐으로 플레이팅 한 것이 더 인상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