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Nonfiction_비소설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nitro 2023. 8. 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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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 구스미 마사유키 지음, 최윤영 옮김. 인디고 (2018)

‘고독한 미식가’는 만화로도, 드라마로도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많은 인기를 얻었다.

평범한 중년의 아저씨 혼자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며 밥 먹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낸 것은 그만큼 음식에 대한, 약간은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감탄하고 반기는 그 모습이 즐겁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요리만화처럼 한 입 먹자마자 배경이 우주로 바뀌고 집중선이 폭발하는 등의 오버스러운 리액션은 없으니, 그 무덤덤한듯 보이는 반응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침샘을 자극한다.

그 작가가 쓴 에세이 역시 ‘아, 이제보니 자신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쓴 거였구나’ 싶을 정도로 식탐과 미식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하다.

“그리하여 우리는 도쿄로 돌아가기 전 역 앞에서 나폴리탄을 먹었다. (중략) 우리는 굶주린 아귀처럼 접시에 얼굴을 박고 핥듯이 먹었다. 맛있었다. 정말로 익살맞은 문명의 감칠맛이었다. 다 먹고 난 접시가 케첩과 기름으로 번들번들 빛나고 있었다. 합숙의 의미가, 수행의 성과가, 전부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악마적 만족감이었다. 겨우 떨어져나갔던 세속의 때가 벌써 전신을 뒤덮고 있었다. 그는 일주일만에 마일드세븐을 피우며 황홀하게 도취되어 있었다. 나는 소독약 냄새 나는 물을 어느 때보다 기분 좋게 벌컥벌컥 마셨다.”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맛있겠다’나 ‘먹고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즐겁다’는 기분이 드는게 신기하다. 대리만족이나 많이 먹기 차력쇼 보는 느낌이 아니라 먹는 모습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마치 귀여운 아이가 먹을 것을 맛있게 먹는 먹방을 보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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