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tro 2010. 7. 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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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을 뛰어넘은 사랑'이라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있는 소재다.
시골 무지렁이 소년이 어찌어찌하다 용사가 되어 공주를 구출하는 내용이나 재투성이 소녀가 요정의 도움을 받아 왕자와 결혼하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만 해도 춘향이와 이도령이 그런 케이스 아니던가.

그러다보니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 그리고 메이드에 미쳐있는 만화가가 이러한 주제로 만화를 그리게 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만 놓고 보면 크게 대단할 건 없다. 그냥 고아 출신의 메이드가 어찌어찌하다가 부잣집 도련님의 눈에 들어 이런저런 역경을 딛고 일어나 끝내는 해피엔딩~이 전부.
하지만 이 내용을 갖고 완결되기까지 만화책이 10권이나 나왔다는건 그 사이에 모리 카오루(작가)가 얼마나 불타오른 것인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리본과 레이스, 스테인드 글라스, 무늬가 들어간 도자기, 엄청난 양의 책들...
스크린톤으로도 해결 안되는 수공예 노가다 작업을 죽어라고 그린 이유는 단 한가지.

'엠마' 8권. 모리 카오루 저. 북박스. 2008.

이렇게 본인의 욕구에 충실한 나머지 모든걸 불태워버리는 만화가도 참 오래간만이다.
캐릭터 메이킹에서부터 자신의 번뇌를 모조리 때려넣은걸 인정하는 작가의 말처럼, 만화를 보고 있노라면 혼신의 열정을 다해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팍팍 들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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