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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SF소설 리뷰: 좌천당한 하급 장교가 살아남는 법

by nitro 2020.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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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작가들 중에는 아이작 아시모프도 있는지라 SF가 살아남기 참 힘든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 시장에서 그래도 가끔씩 나오는 SF소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어느 정도 정형화된 세계관이 정립된 무협이나 판타지에 비하면 SF는 지배적인 세계관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작가나 독자나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인 게 사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엘프가 숲 속에서 활 쏜다고 톨킨 짝퉁이라는 소리를 듣진 않지만 강화골격 입은 슈퍼솔져가 스팀팩 맞으며 거대 곤충과 싸운다면 대번에 스타크래프트 내지는 워해머 짝퉁 소리를 듣게 된다는 말이다.

이 소설도 읽다보면 허당끼 넘치는 주인공이 행운과 템빨을 바탕으로 살아남으며 승리를 거두는 것을 보면 왠지 '무책임함장 테일러' 느낌도 나는 게 사실. 

주 내용은 주인공이 플레이하던 우주 게임의 엑스트라로 빙의되면서 죽을 운명에서 벗어나 세력을 넓히는 것. 

한 줄로 요약 가능할 정도로 단순한 줄거리인데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부가적인 설명과 세계관이 덧붙여지면서 왠지 작가 편할대로 설정을 추가한다는 느낌도 든다.

미래(더 정확히는 앞으로는 게임 진행 줄거리)를 알고있는 덕에 이런저런 아이템과 인재들을 발굴하며 강해지고는 있지만 뭔가 엄청나게 흡입력 있지는 않다.

하지만 뭔가 허술한 주인공과 주변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화음은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는 처절한 우주전쟁이 아니라 어디 한가로이 소풍 나온듯한 여유로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가벼운 SF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간때우기 삼아 한 번 맛보기 정도는 해 볼만할 듯.

총평: ★★☆☆☆ 글 자체가 미칠듯한 흡입력이 있는 건 아닌데 워낙 SF소설 구경하기가 힘들다 보니 가볍게 우주전함과 외계종족 전쟁 보기엔 나쁘지 않다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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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화로 깔끔하게 완결...이라고 하고 싶으나...

뭐랄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나 아직 풀어놓지 못한 세계관은 많은데 글을 쓰다보니 걷잡을 수가 없어져서 완결 낸 느낌.

물론 흐지부지 연재중단에 가깝게 끊어버리는 것에 비하면 낫지만, 왠지 중간보스 잡았더니 엔딩 장면 올라오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이걸 400화 500화까지 끌어가며 우주 통일 할 때까지 이어나가기엔 초반의 추진력이 떨어져 가는게 눈에 보이는 탓에 아쉽지만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게 최선이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이야기의 큰 틀은 괜찮아 보이는데 좀 너무 가볍게 풀어내는 게 취향에서 벗어난 데다가 후반부에 퀄리티가 떨어지는 바람에 누구에게 적극 추천하기는 좀 힘든 소설이 되어버렸다.

무책임 함장 테일러를 재밌게 봤던 아재라면 한 번 시도 해 볼 만한 수준이랄까.

총평: ★☆☆☆☆ 산만한 느낌이 심해서 200화 정도로 등장인물 좀 줄이고 쌈빡하게 압축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SF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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