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600 커피가 식기 전에 커피가 식기 전에 /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비빔북스 (2019)하나. 과거로 돌아가도 이 찻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둘. 과거로 돌아가서 어떠한 노력을 할지언정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셋. 과거로 돌아가는 자리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다. 그 손님이 자리를 비켜야만 앉을 수 있다.넷. 과거로 돌아가도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일 수 없다.다섯. 과거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커피를 잔에 따른 후 그 커피가 식을 때까지에 한한다.찻집의 이름은 푸니쿨리 푸니쿨라.당신이라면 이런 숱한 규칙들을 듣고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나요?커피 한 잔을 마실 시간동안 과거로 돌려보내주는 카페의 이야기.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도 결국 바뀌는 것은 없다. 병에 걸릴 사람은 병에 걸리고, 헤어질 사람은 이.. 2025. 4. 4. 보라색 히비스커스 보라색 히비스커스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민음사 (2019)페미니즘을 주창하는 작가가 쓴 책이라 페미니즘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가부장적 가정에서 딸이 겪게되는 억압 뿐 아니라 기독교가 억압하는 아프리카의 토속 신앙, 군부 독재자가 억압하는 민주화 운동, 극심한 빈부격차 등이 모두 뒤섞여 혼란한 나이지리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가부장적/기독교적/억압적 환경인 아버지의 집 정원이 빨간색 히비스커스로 뒤덮힌 반면,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아직 아프리카의 전통을 지키며 자유롭게 사는 친척 집에서 가져 온 자유의 상징이다. 다만 나이지리아의 상황을 아프리카 국가들 모두에 적용시킬 수는 없는 것이,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데다가 그렇지 않은 지역이라.. 2025. 4. 3.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해문 (2006)레이크 에덴의 미식축구 영웅, 론 라살르가 좌석에 얼굴을 묻은 채 쓰러져 있었다. 론의 하얀색 모자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주문이 적힌 클립보드가 바람에 덜컥대며 흔들리고 있었다. 한나의 카페에서 산 쿠키 상자가 열린 채로 좌석에 놓여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온통 초콜릿칩 쿠키 부스러기들이 널려 있었다.론의 한 손에는 여전히 쿠키가 들려 있었다.이윽고 한나의 시선이 그곳에 닿았다. 론의 코지 카우 데일리 배달 유니폼 셔츠에 뚫려 있는 끔찍한 구멍.론 라살르는 총에 맞아 살해당한 것이다 - p.25 "박사 학위를 얼마 남겨 두지 않던 시기였잖아. 제대로 마쳤다면 지금쯤 어느 좋은 대학의 교수가 되었을 텐데.""그럴지도."한나는 .. 2025. 4. 2.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 / 사이먼 반즈 지음, 이선주 옮김. 현대지성(2024)완두콩은 다 익기 전에도 수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완두콩은 호사스러운 음식으로 인기였다. 덜 익은 완두콩은 밝은 녹색으로 달콤해서 먹기 좋다. 그러나 그리 오래 보관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덜 익은 신선한 완두콩은 부자의 식탁에나 오를 수 있는 음식이었다. 루이 14세가 그런 완두콩을 특히 좋아했다. 그는 베르사유궁의 정원 안, 왕의 텃밭이라고 불린 9만 제곱미터 정도의 땅에서 재배하기 까다로운 여러 채소를 길렀다. 뛰어난 왕실 정원사 장바티스트 드 라 캥티니는 유리를 활용해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제철보다 일찍 과일과 채소를 재배했다. (중략) 귀족들은 해마다 가장 먼저 완두콩을 식탁에 올리려고 경쟁을 벌였다... 2025. 3. 6. 바삭바삭 표류기 바삭바삭 갈매기 / 전민걸 지음. 한림출판사(2024)'바삭바삭 갈매기'의 후속작, 바삭바삭 표류기.인스턴트 식품에 찌들어 몸이 둔해지는 것을 깨달은 갈매기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에 표류하게 된다.바다쓰레기 속에서 살아가는 해양 생물들의 모습, 그리고 혹성탈출급 거대한 반전.전편에 비하면 메세지가 훨씬 더 뚜렷해졌지만, 그 대신 코믹함은 좀 줄어든 느낌이라 아쉽다.그래도 어린 아이들에게 환경 보호의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한 첫 걸음으로 좋은 그림책. 2025. 2. 25. 바삭바삭 갈매기 바삭바삭 갈매기 / 전민걸 지음. 한림출판사(2014)우연히 사람들이 던져 준 과자에 중독되어 다른 과자를 찾아나선 갈매기의 이야기.여러모로 조나단 리빙스턴을 떠오르게 만드는 줄거리다.육체의 편안함만 찾다가 삶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말해준다.어떤 의미에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를 넣어도 될 것 같은 기분. 2025. 2. 5.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목록 1변신 이야기 1 https://blackdiary.tistory.com/13172변신 이야기 2 https://blackdiary.tistory.com/13173햄릿 https://blackdiary.tistory.com/14184변신 · 시골의사 https://blackdiary.tistory.com/13655동물농장 https://blackdiary.tistory.com/15506허클베리 핀의 모험 https://blackdiary.tistory.com/14117암흑의 핵심 https://blackdiary.tistory.com/13858토니오 크뢰거·트리스탄·베니스에서의 죽음 https://blackdiary.tistory.com/14429문학이란 무엇인가 https://blackdiary.tis.. 2025. 1. 10.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파리대왕 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민음사(2002)"대장은 나야"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랠프가 말하였다. "봉화는 어쩔 셈이야? 게다가 난 소라를 가지고 있어!""지금 어디 가지고 있어?" 비웃으며 잭이 말하였다. "넌 그걸 두고 왔어. 어때, 참, 똑똑한데. 그리고 이곳 섬 끝에선 그 소라가 통하지 않아."갑자기 천둥소리가 났다. 우르릉 하는 둔탁한 소리가 아니라 폭발하는 듯한, 날카롭고도 충격적인 소리였다."소라는 여기서도 통해."하고 랠프는 말하였다. "이 섬 위에선 어디서나 마찬가지야.""그래 그걸 가지고 어쩌겠다는 거야?"-p.22415소년 표류기 절망편.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이 점점 원초적으로 돌아가며 사회성보다 폭력성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개인이 하나의 생명체로서 본능적으로.. 2025. 1. 10.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나의 미카엘 나의 미카엘 /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민음사(1998)이스라엘에 관한 거라면 뉴스에서 테러와 폭격으로만 접하고, 그 삶에 대한 이해는 뮤지컬 "음악단의 방문(Band's visit)" 정도가 전부인지라 꽤나 신선한 느낌으로 읽은 책.우연히 마주친 이스라엘 남녀가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겪는 일련의 소소하거나 소소하지 않은 사건들.어찌 보면 이국적인 이스라엘과 유대교의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또 어찌 보면 우리 이웃집의 평범한 이야기를 그려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아무리 환경이 달라도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는 뜻일까.무려 1968년에 발표된 작품이므로 거의 60년에 가까운 간극이 있고, 번역본이 98년에 발간되었으니 이 역시 30년에 달하는 시간적 거리가 있는데도 별다른 괴리감 .. 2025. 1. 2.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케이크와 맥주 케이크와 맥주 /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민음사(2021)성가시게 굴고 싶지 않지만 평론가께서 수요일이나 금요일에 용무가 없으시다면 사보이 호텔에서 같이 점심을 들며 제 책의 정확히 어느 부분이 좋지 않은지 말씀해 주실 수 없겠는지요? 로이보다 점심을 더 맛있게 주문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평론가는 생굴을 대여섯 개 삼키고 어린 양고기의 등심을 한 조각 먹고 나면 대개 본인이 뱉은 말까지 같이 삼키게 된다. 이후 로이의 다음 소설이 나왔을 때 그 평론가가 로이의 차기작에서 커다란 진전을 발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적 정의라 하겠다. -p.22"송아지 고기와 햄을 넣은 파이를 추천하는 바네." 로이가 말했다."그걸로 하지 뭐.""내 샐러드는 내가 섞도록 하지." 그는 웨이터에게 무뚝뚝한 명령조로.. 2024. 12. 12. 황폐한 집 황폐한 집 / 찰스 디킨스 지음, 정태륭 옮김. 동서문화사(2014)찰스 디킨스 특유의 어둡고 암울한 세계관 속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인간들의 이야기.거액의 유산을 둘러싼 친척과 사기꾼들의 법정 싸움이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오며 이를 중심으로 휘말리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신없이 전개된다.이모의 손에서 크다가 고아가 되어버린 에스더, 그녀의 후견인이 되어준 존 잔다이스, 잔다이스의 친척인 에이다와 리처드, 그리고 이들과는 별로 상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레스터 경과 데드록 부인과 털깅혼 변호사의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진다.술술 읽히는 문장도 아니고 뒷이야기가 미칠듯이 궁금한 전개도 아니기에 그저 암울한 시절의 영국 관광한다 생각하고 한 걸음씩 읽어나가면 어느 새 끝이 보이는 소설.와인 수업 강연 준비하느.. 2024. 12. 11. 무협 및 판타지 웹소설 316편 순위 & 추천 (완결작) * 최종 수정: 2024년 12월 8일 (리뷰 추가 - 턴제의 마법사)* 현재 연재중인 웹소설의 순위 및 추천은 https://blackdiary.tistory.com/1589 참조개인적인 기준으로 정리하는 무협 및 판타지 웹소설 순위.순위 집계 대상은 일명 양산형 판타지 소설로 불리는, 도서 대여점 인터넷 소설 플랫폼의 주 수입원인 웹소설들.국내의 대다수 무협 및 판타지 웹소설과 일본의 라이트 노벨 정도가 포함될 듯.이 소설 순위 및 추천이라는게 참 어려운 것 중의 하나인데, 사람마다 좋아하는 소설 유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게다가 내가 전문 평론가도 아니고, 재미없는 소설 주구장창 읽다가 좀 재미있는 소설 읽으면 나도 모르게 별점 더 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부지기수.더군다나 시간이 흐르면서.. 2024. 12. 8. 이전 1 2 3 4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