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라니 닭다리라도 들고 싸우는가 싶을 정도의 제목.
하지만 읽어보면 나름 초기 판타지 분위기에 가깝다. 심지어는 그 흔한 환생이나 회귀나 빙의도 안 나올 정도.
주인공 루산은 나름 귀족가에 태어난데다 엘리트의 상징인 제국 아카데미 출신의 기사.
하지만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온 집안 재산을 홀라당 날려먹은 것도 모자라 외가쪽 재산까지 반토막 내버린 암울한 상황.
어쩔 수 없이 가장 빠른 돈벌이를 찾아 변경 군단에서 거대 멕(Mech)을 타고 괴수를 잡아 부산물을 파는 형편이다.
삼촌이 남긴 조그만 장원을 발판삼아 여주인공 변호사 한 명 앞세워서 별장 사업으로 돈을 벌고,
다른 한편으로는 멕을 구입하고 개조해나가며 변경 도시를 세우는 영지물 성향도 좀 보인다.
글 자체만 놓고 보면 남에게 강력 추천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평작 수준으로 읽을만한 정도.
다만 소설에 등장하는 멕이 기존 판타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슈퍼로봇물 식의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준다기보다
게임 멕워리어에서 볼 법한, 걸어다니는 탱크 비슷한 느낌의 둔중한 메카닉도 섞여있는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
본격적으로 에너지 무기나 미사일, 하다못해 마탄 기관총 같은 거라도 쏘아대며 전투를 벌였더라면 딱 내 취향이었을텐데 아쉽게도 그 정도는 아니고, 그나마 다행인 건 멕이 들고 휘두르는 진동 블레이드나 철퇴에서 '사용자의 무위에 정비례하는' 검기 같은 걸 내보내지는 않는다는 사실.
변경에서의 괴물 사냥, 개척 도시와 주변 군단 및 마법연구소와의 관계, 상속받은 장원을 기반으로 벌이는 사업, 옛 연인과 새로운 썸녀와의 삼각관계, 집안 말아먹은 사기꾼을 쫓는데 캐다보니 의외로 거물급이 튀어나오는 등 여러 사건이 얽히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중.
멕워리어 게임을 재미있게 했거나 육중한 메크의 전투가 취향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총평: ★★★☆☆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전반적인 분위기가 약간 "대여점 판타지 소설" 시절의 느낌이 나는 소설. 원래는 별 두개와 세개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인데 메크가 쿵쿵거리며 뛰어다니는 게 취향이라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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