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플레이하던 게임 속 세상으로 떨어져버린 주인공.
게임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마당에 생존에 필요한 스킬을 우선적으로 찍다 보니 의도치 않게 잡캐가 되어버렸다.
북구 신화를 기반으로 하는 전사 캐릭터의 몸으로 거지같은 판타지 세계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법 세세한 세계관 묘사라거나 굉장히 현실적인 (이라고 쓰고 주인공을 고생시키는) 이야기 전개가 매력적이라 읽기 시작한 소설.
뒷통수 치는 모험가 동료들, 여관에서 잠이라도 잘라치면 물어뜯는 짜증나는 벌레들, 힘을 빌려줄 때마다 까탈스러운 북구의 신들, 시스템이 던져주는 퀘스트를 수행하자니 죽을 것 같고 그렇다고 퀘스트를 무시하자니 점점 급변하는 (난이도가 올라가는) 세상에서 도태되어 말라 죽을 것 같은 거지같은 상황이 재미있게 이어진다.
그런데 초반에 버려진 소규모 던전을 탐험하거나 그닥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용병 내지는 모험가 수준으로 여행할 때는 이런 장점이 잘 살아있었는데
중반을 지나고 이야기 스케일이 커지면서 그냥 흔한 양판소마냥 어디서 본듯한 사건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가 이어진다.
이럴 때는 글의 흡입력으로 독자를 빨아들이면서 뒷부분이 궁금해서 계속 따라가게 만들어야 할텐데 그 정도는 아닌듯.
나중에 완결나고 다른 소설 볼 게 없을 때 몰아서 보면 어떨까 싶은 수준.
총평: ★★☆☆☆ 소설 자체가 재미없다거나 망작 수준은 아닌데, 그렇다고 꾸준히 따라가기엔 좀 지루한 느낌. 초반부가 워낙 마음에 들었기에 실망이 더하다. 일단 중도하차 해놓고 다음에 기회 되면 다시 한번 정주행 하려고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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