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옛날 오락실의 “천지를 먹다 2: 적벽대전”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촉나라의 오호대장군 중 한 명을 골라 적들을 물리치며 나아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조자룡의 승룡권이나 위연의 썸머솔트킥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황충을 선호하곤 했는데, 멀리 떨어져서 안전하게 화살로 적을 잡는다는게 어린 마음에 왠지 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삼국지에서는 활을 주무기로 삼는 장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남자끼리 칼날을 맞대어야만 느낄 수 있는 열혈스러움 때문인지 황충을 제외하면 무력 원탑을 찍는 여포의 활솜씨 정도가 언급될 뿐이다. 하긴, 먼 미래의 로봇 병기들도 칼을 휘두르는 판국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놈저놈 할 것 없이 원거리 병기로 죄다 죽여버리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라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었으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웹소설의 측면에서 보자면 한자루 활로 무쌍찍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마법사가 9써클 마법 쓰고, 회귀자가 비트 코인으로 돈벌고, 환생 고수가 검강으로 적들을 개미 눌러죽이듯 무쌍을 찍는 마당에 화살로 핀포인트 저격 좀 하면 어떤가.
결국 관건은 그렇게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는 과정이 재미있느냐, 재미없느냐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나름 성공적이다. 주인공 김호준은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세 번째 금메달을 따려던 순간, 갑자기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유비의 양아들 유봉에게 빙의해버린다.
원래 역사에는 이래저래 장수로서의 자질은 있었으나 맹달과의 불화, 관우를 죽도록 내버려 둔 점 등으로 인해 평가가 좋은 편은 아니며 결국 유비의 명으로 자결하고 마는 불운한 인물.
하지만 현대의 주인공이 빙의되었으니 이 모든 것이 바뀐다. 원래대로라면 죽을 운명이었던 관우를 신들린 활솜씨와 미래 예측을 통해 살려내고, 이는 굉장히 신선한 출발을 가능하게 만든다. 삼국지가 본격적으로 재미없어지기 시작하는 부분이 관우의 죽음인데, 이를 막아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독자들이 익숙하다못해 질리는 초반부를 건너뛰고, 재미없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후반부를 비틀기 시작했으니 흥미가 생길수밖에 없다.
게다가 주인공이 활로 연전연승 거두는 묘사도 시원하니 재미있고, 현대의 재활훈련 지식과 바둑 실력으로 주요 인물들의 호감을 사는 것 역시 무력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게 해준다.
총평: ★★★☆☆ 무미건조한 인재 수집에 질린 삼국지 소설 매니아에게 추천하고픈 작품.
2권 넘어서면서 재미가 급격도로 떨어져서 하차.
스나이퍼급 명궁이 적장들 원샷원킬하면서 무쌍찍는 맛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었는데
삼각(혹은 사각)관계 연애라인을 무리하게 섞고 전투 외의 묘사가 늘어지면서 지루해졌다.
총평: ★☆☆☆☆ 연재 분량이 길어지면서 작품의 특색을 살려서 내용을 채우기가 힘들어지니 연애와 국가 통치 등을 섞어넣었는데 결과가 영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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