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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판타지 소설 리뷰: 던전 쉼터 1호점

by nitro 2022.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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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계관이나 설정이 인기를 끌면 그 뒤를 따르는 후속주자들도 우후죽순 생겨난다. 그리고 웹소설계 전체를 놓고 보자면, 그런 흐름에 거스르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소설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게이트와 헌터물이 범람하는 지금, 던전 공략중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 이야기가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형섭은 별 능력없는 E급 각성자가 되는 바람에 상속 포기도 못하고 할아버지가 보증 잘못 서서 지게 된 12억원의 빚을 꾸역꾸역 갚아나간다. 던전 수거반으로 고되고 험한 일을 해나가며 겨우 빚을 청산한 날, 지친 몸을 이끌고 낡은 고향집으로 돌아간 주인공.

그리고 시골집 야외화장실의 문을 연 순간, 게이트를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던전 내부가 펼쳐진다. 잡다한 설정과 규칙이 섞여있지만, 결론은 하나: 주인공의 집 마당이 헌터들이 던전 돌다가 잠깐 나와서 한 숨 돌리는 장소가 되었다는 것.

“최연지와 분대원들은 식량을 배낭에 모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기습, 살라만더의 화염방사로 배낭이 그만 잿더미가 돼버렸다. 한순간 모든 식량을 잃은 것이다. (중략) 테이블에 모여 앉은 일곱 사람이 걸신들린 듯 음식을 해치웠다. 먹다 남긴 송사리 튀김과 찬장에 쟁여둔 라면과 과자. 형섭은 집에 있는 음식을 거의 다 내주다시피 했다.”

이렇게 비전투 각성자 형섭과 소꿉친구 수빈은 던전 쉼터를 운영하게 된다. 다양한 먹거리를 들여놓고, 샤워 시설도 갖추고, 잠도 편히 잘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점점 제대로 된 휴게소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는 중이다.

다른 소설의 주인공들이 회귀를 하거나 독특한 스킬을 각성하며 무쌍을 찍고, 갑질하던 적들을 무너트리며 사이다 장면도 보여주고, 돈과 권력을 거머쥐며 플렉스하는 면모를 보여준다면 이 소설은 그저 평범(?)한 주인공이 여자사람 친구와 썸도 타면서 헌터들에게 밥 해먹이는 게 전부다 (아직까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유가 된다. 던전에서 목숨걸며 싸우던 헌터들이 주인공의 쉼터에서 한숨 돌리듯, 사방에 괴물과 사람 때려잡는 내용이 넘쳐나는 웹소설을 읽다 보면 그저 평범하게 시골 마을 슈퍼마켓 운영하듯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며 쉬어갈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총평: ★★☆☆☆ 헌터 세계관에 요리 힐링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의외로 괜찮은 맛. 다만 소재 특성상 한계가 금방 올 것 같은데, 이걸 극복하려다가 주인공이 만능 전투캐가 되는 흔한 전개로 빠질까봐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한다.


우려했던대로 중반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재미가 식으면서 하차.

사실 던전 쉼터라는 컨셉 자체가 애초부터 길게 글을 쓸만한 내용이 없어보이기는 했다.

그래도 뭔가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느새 뒷이야기가 별로 궁금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선호작에서 삭제.

총평: ☆☆ 초반은 나름 신선하면서도 힐링 컨셉이라 좋았는데 뒤로 갈수록 질리면서 중도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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