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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뉴욕의 맛 / 제시카 톰 지음, 노지양 옮김. 다산북스 (2018)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레스토랑 비평가 버전.
음식 작가를 꿈꾸는 뉴욕의 젊은 여성이 업계의 거물과 얽히며 자신의 순수한 모습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권력을 움켜쥐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나아가는 그런 이야기.
여성이 권력을 잡는 방법은 남성성(혹은 투쟁심이나 경쟁심이라고 해도 좋은)을 획득하거나 여성성(남성을 유혹하는 것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특징을 무기로 삼는)을 부각시키는 두 갈래로 묘사되는 듯 하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사람을 욕할 때 쓰는 말이 ‘창녀’다. 최소한 이 책의 저자, 제시카 톰에게는 그렇다. 그래서 이 소설의 원래 제목이 Food Whore, 즉 음식 창녀. 꽤나 적나라한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나름 뉴욕에서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맨해튼의 유명한 식당도 이곳저곳 기웃거려 본 입장에서는 꽤나 재미있게 읽은 책.
하지만 소설 자체가 엄청나게 흡입력있는 일류 소설이라고 하기엔 살짝 모자라고, 간혹 태번을 타번이라고 번역하는 등 고유명사의 오역이 몰입감을 깨기도 한다.
그래도 뉴욕의 레스토랑 업계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나 단지 맛있는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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