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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느낌 물씬 풍기는 소설.
하긴, 1999년에 초판을 발행하고 2011년에 1차 개정판, 2024년에 2차 개정판이 나왔으니 그 뼈대는 어언 25년 전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십 년 단위로 개정판이 나오는 소설이라니 이게 뭔가 싶으면서도 조금씩 더 나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소설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어머니에게 뇌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놀라고,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주인공과 가족들의 이야기. 병세가 심해지고,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며 각종 처방과 민간요법에 의지하기도 하고, 결국 어지간히 나아서 일상을 되찾는 이야기다.
벌어진 사건만 놓고 보면 무미건조하건만, 가족이 한데 뭉쳐 병마와 맞서 싸우며 굴러가는 모습은 시대를 넘어 뭔가 짠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희망과 절망이 반복되며 단단히 굳어가는 그 모습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읽기를 거의 다 끝마치면서 '성장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싶었는데 작가의 말에서는 이 글을 '청춘 소설'로 규정짓는다. 하긴, 청춘의 할 일이라면 성장이니 영 틀린 셈은 아니다.
마지막 칼국수 씬에서는 나도 부모님 모시고 맛있는 음식 한 끼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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