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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6

황금신수 나한 작사의 황금신수. 마교 교주였던 주인공은 이래저래 뒷통수맞고 죽음 직후 과거로 회귀해서 새 삶을 사는데, 이거 웃긴게 주인공을 배신했던 악당들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과거로 돌아오는 와중에 덤으로 회귀하게 된 것. 다른 회귀물처럼 미래를 다 알고 있으니 그걸 따라가며 대박을 치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깽판을 쳐서 미래를 바꿔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큰 맥락은 그대로 둬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원래 역사대로 일어나게 만들고, 이걸 이용해 돈이나 영약을 챙겨야 하는게 딜레마. 뭐랄까, 독특한 설정은 좋았는데 전반적인 내용이 이를 받쳐주질 못한다. 전작인 황금백수는 그래도 전반부에서 중반부까지는 꽤 괜찮았는데 이건 전체적으로 좀 다운그레이드 되었다고나 할까. 게.. 2014. 1. 11.
사채업자 게임 판타지의 어려운 점이라면 역시 일반 판타지와의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게임 판타지의 주요 소재인 MMORPG부터가 일반적으로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굳이 게임이라는 소재를 써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괜히 몰입도만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나름 효과적인 설정을 만들었다. 현실의 사채업자가 가상현실 게임을 하면서, 그 게임상에서 사채업을 한다는 설정은 신선할 뿐만 아니라 나름 현실적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가면서 그냥 흔한 영지발전물+주인공 만능주의로 변해가는 듯한 느낌도 있고, 전반적인 글의 수준이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맛은 있어도 뛰어난 실력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게 단점이지만 그래도 게임 .. 2012. 4. 16.
여왕의 창기병 시골 귀족, 마을 노처녀, 정체 불명의 독설가, 최강의 노인 기사, 길거리에서 만난 용병 부녀, 산악 경비원, 뱀파이어. 어쩌다 동행하게된 이들이 함께 여행하는 동안 다른 한편으로는 대륙적 스케일의 음모와 전쟁이 소용돌이치고, 등장인물들이 사건과 만나며 전쟁과 전투가 계속된다. 상당히 세밀한 전투 묘사와, 나름 참신하면서도 허황되지 않은 전략 설정이 돋보인다. 그 와중에도 세세한 감정 묘사나 인물들의 갈등 역시 잘 표현해냈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나 충격적인 반전 영화등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등장인물들이 나름 뭔가 하나씩 숨겨둔 이야기는 있을거라는 짐작을 하기는 어렵지 않고, 자연히 극적 반전이 되어야 할 부분이 의외로 '내 이럴줄 알았지'라고 느끼게 되는건 어쩔 수 없을듯. 작가가 영어보다 독일어를 더 멋.. 2012. 4. 15.
중사 클리든 이제 막 군대에서 전역했는데 눈떠보니 다시 군대. 아마 적지 않은 군필자들이 한번쯤 겪어보았을듯한 악몽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역시 그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다른 점이라면 현실 세계의 군대에서 전역했는데 눈떠보니 판타지 세계의 군대에 입대해 있더라는 거. 거창한 주제의식이나, 다른 세계로 이동한 것에 대한 고민 등은 전혀 없다. 그냥 '군대는 한국이나 판타지 세계나 그게 그거구만. 줄 잘서고, 상관에겐 손 잘 비비고, 쫄따구들은 잘 굴리고, 있는 듯 없는 듯 지내기가 최고'라는 기본에 충실한 생활 패턴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넘어온 다른 캐릭터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평행우주 세계관이나 현실과 이상에 대한 갈등도 잠깐 비치지만 전체적으로는 가벼운 코믹(+로맨스?) 판타지물이다. 작가의 필력이 좀.. 2012. 4. 14.
드래곤 라자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계를 이야기할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드래곤 라자. 냉정하게 따져보면 드래곤 라자와 동급으로 잘 쓴 소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영도 작가의 후기작인 '눈물을 마시는 새'나 '피를 마시는 새'와 비교해보면 드래곤 라자가 완성도 측면에서는 한단계 떨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하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마치 공식과도 같이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지던 판타지 소설계에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일듯. 마치 반지의 제왕급으로 잘 쓴 소설은 있어도 톨킨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소설은 흔치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실제로는 톨킨 역시 북유럽 신화를 많이 참조하긴 했지만서도) 마을 초장이의 아들 .. 2012. 4. 13.
강철의 군주 이번에 마지막 6권이 나오면서 완결. 전형적인 양산형 판타지 소설. 책띠에도 나왔지만 '영지 발전물'이다. -_-;; 우리나라 사람이 어쩌다가 판타지 세계로 떨어져서 먼치킨스러운 능력을 발휘하면서 잘나간다는 내용이다. 그나마 검술과 마법 모두 투명드래곤 뺨치게 써버리는 여타 양판소와는 달리 강철의 군주에서는 그 한계를 좀 현실적으로 생각했다는게 좀 나은 편이다. 주인공 마음대로 안되는 일도 있고, 부하라고 들어온 것들은 똑똑한 놈 없이 죄다 예스맨 뿐이고... 시간때우기용으로 그냥저냥 볼만한 수준. 그나저나 강철의 군주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진짜로 주인공의 영지 주요 수출품목이 강철이라서...였다니, 좀 깨는 이유이긴 하다. 2007.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