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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영4

참마전기 예전에도 몇번 언급했지만, 황규영의 소설은 "머신 황이다" 한마디로 다 설명된다. 과거를 감춘(혹은 잊은) 주인공, 짜고치는것 마냥 무능한 적들, 이래저래 모여드는 미녀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두개에서 세개 정도는 고정적으로 확보하는 필력. (안전빵이라는 점에서 나름 가산점이 붙은 점수이긴 하지만) 참마전기 역시 황규영의 고전적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인공이 곰팡이 핀 영약을 잘못먹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고향으로 돌아오고, 과거에 워낙 망나니로 소문난 자신을 돌이켜보며 착하게 살기 위해 쌀집 배달부로 일하며 꼬여드는 날건달들을 물리치고, 날건달 뒷배를 봐주던 흑도 무리도 물리치고, 그러다 어쩌다보니 무림 평화를 지키는 그런 내용. 참 틀에 박힌 이야기를 볼때마다 그래도 질리지 않게 풀어내는 .. 2012. 9. 24.
천하제일협객 천하제일협객이라기보다는 천하제일추종객이나 그 비슷한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소설. 주인공은 언제나 그렇듯이 별볼일 없는 인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부잣집 하인으로 들어가 밥 얻어먹으며 그 집 딸내미와 친해지고, 그러다 의문의 단체가 납치해가자 구출하기 위해 뒤를 쫓는게 스토리의 전부. 황규영 특유의 '적들은 무조건 바보짓이요, 아군은 질투에 눈이 멀어 훼방이나 놓는 한편, 주인공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모든 걸 파악하는' 줄거리가 이어진다. 뭐, 그냥저냥 시간 때우기로 볼만한 소설. 역시 황규영 소설의 매력은 내용이 뛰어나다는게 아니라 비슷비슷한 전개에 필력이 완전 엉망일 염려는 없으니 취향만 맞는다면 안전빵 시간때우기 무협이라는 점 아닐런지... 2012. 8. 20.
개천 전형적인 황규영표 무협. 실력을 숨긴 귀환무사, 따라붙는 여인들, 짜고치는 고스톱판 마냥 주인공 생각대로 움직여주는 멍청한 적들. 머신 황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조금만 봐도 뒷 내용이 대충 어떻게 이어질지 예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예전에도 말했듯이, 황규영 작가의 소설은 왠지 아침 드라마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이렇게 긴장감이 없는 스토리텔링도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듯 하다. 칼도깨비라고 불리는 주인공이 세상일 다 잊고 조그만 식당이나 차려서 먹고 싶은 거 해먹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북쪽 나라 만벌의 지배자, 칸이 쳐들어오는 걸 막는 수준으로 스케일이 커진다. 대박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지만 중간에 집어던질 정도로 퀄리티가 붕괴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는 보증수표인 셈. 2012. 5. 22.
천왕 황규영 작가를 이야기할때 꼭 나오는 말이 '머신 황'이다. 어찌나 집필 속도가 빠른지 기계같다고 해서 붙은 별명.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작가이기도 한데, 그 빠른 제작 속도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작품 뼈대를 계속 울궈먹기 때문. 실력을 감춘 주인공, 사방에서 따라붙는 여인들, 바보같은 악당들,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뭐 이런 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황규영 소설을 보는 사람 또한 적지 않은데, 그 반복되는 뻔한 이야기에 나름 매력을 느끼기 때문. 결말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드라마를 보는 아줌마들이나, 항상 스포츠를 소재로 똑같은 연애 이야기가 나오는 아다치 미츠루 만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천왕 역시 이런 맥락에서 볼때 전형적인 황규영 소설에 속한다. 천룡검법으로 무림계를 주름잡던 무.. 2012.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