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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나, 스탈린이 되었다?!

by nitro 2019.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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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역사 소설에도 수 많은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감하기 쉬운 장소, 그리고 역사적 격변기여서 실제 역사를 비틀었을 때의 효과가 큰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체역사 소설이라고 하면 대부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그 시기도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쉬운 임진왜란이나 구한말인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간다고 하면 많은 독자들이 원작과 게임, 영화 등을 통해 이미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삼국지 정도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대체역사 소설 중에서 2차대전 스탈린에 빙의하는 주인공은 나름 신선한 느낌을 준다.

독일이 전격적으로 러시아를 침공할 무렵 스탈린으로 빙의된 주인공, 이른바 빙탈린.

자신의 역사적 지식을 배경으로 원래의 스탈린이 저질렀던 삽질을 최소화하고 반격을 시도하는데,

의외로 만사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는 히틀러 역시 미래인이 빙의되었기 때문!

서부 전선은 영국까지 순식간에 밀어버린 빙틀러와 이에 맞서는 빙탈린의 2차 대전 이야기.

글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소설의 중반 이후, 즉 2차대전이 끝난 후부터 급격하게 재미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뭔 북쪽동네 장군님마냥 빙탈린이 손만 대면 모든 문제가 다 술술 잘 풀려버리는데다 

초기 마르크스 주의자들에게나 찾아볼 수 있었을법 한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듭시다"라는 식의 핑크빛 발상이 점수를 왕창 깎아먹는다.

예를 들면 스탈린이 경고삼아 부패 관료 몇 명 모가지를 쳐 버리면 공산주의의 가장 큰 적이었던 부정부패가 싹 사라지고 모든 관료가 청렴해지는 식. 

세상을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이미 그 결과가 러시아와 중국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개가 이어지니 현실감이 뚝 떨어질 수 밖에.

전쟁 끝난 후로는 졸병 출신 장군, 니콜라이 부분만 그럭저럭 재미있고 나머지는 영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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