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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방랑기사로 살아가는 법

by nitro 202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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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워낙 팍팍하다보니 요즘 판타지 소설들은 대부분 잘난 주인공을 통해 독자들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경우가 많다.

주로 과거 회귀 내지는 이계 환생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지식이나 게임 시스템을 얻게 되며 별다른 위기 없이 성공하는 경우가 다반사.

그러다보니 잘난 놈의 대활약에 빙의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건 좋은데 별다른 갈등도 없이 글이 밋밋해지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주인공을 고생시켜가며 독자를 몰입시키거나 아니면 주인공이 무쌍을 찍더라도 현실적인 배경 묘사로 그럴듯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대표적일 듯.

그리고 "방랑기사로 살아가는 법"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요한이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 판타지 세계 기사 가문에서 다시 태어났다는 설정이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본격 판타지.

기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장남이 아닌 탓에 물려받을 건 아무것도 없고, 그 대신 타고난 용력과 현대 사회의 지식(이래봤자 균형잡힌 식단 정도)을 바탕으로 일신의 무력을 키우고 이리 저리 떠돌아 다니며 기사로서 성장 해 나가는 것이 주 내용이 될 듯 하다.

될 듯 하다고 감상이 아닌 예상을 하는 이유는 아직 60회 정도의 연재 분량으로 글 전체로 봤을 때는 초반부에 불과하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현실적인 중세 판타지 랜드의 묘사(영지 없는 기사의 팍팍한 삶이라던가 중세 전쟁에 얽힌 여러 이해관계라던가)와 볼 맛 나는 요한의 비현실적인 능력 발휘 덕에 아직까지는 꽤나 매력적인 소설이다.

얼마 전 리뷰했던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와도 약간 비슷한 마초적인 땀냄새 나는 소설이랄까.

총평: ★ 초반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흡입력이 장난 아닌 판타지 소설. 어지간한 적은 한 방에 박살 내 버리는 주인공의 무력에도 불구하고 나름 명분이나 인간관계를 무시하지는 않는 점이 특이하다. 필력이 상당해서 비현실적인 주인공의 능력치에도 불구하고 전투 장면 등이 생생하게 와 닿는 것도 장점이다. 


2021년 4월 완결.

이렇게 끝난다고?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정도로 좀 뜬금없이 끝났다.

중간에 너무 강해진 요한 + 더욱 멍청해진 적과 엑스트라들이 만들어내는 코믹 콜라보 원패턴으로 바뀌었는데

계속 반복되는 내용인데도 보는 맛이 있어서 중도 하차할 정도는 아니었다.

마무리만 잘했으면 그래도 별 네개는 가능했을텐데, 이건 마치 인기 떨어진 코메디 코너 폐지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아무래도 흐지부지 끝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평: ★☆☆ 무력은 물론이고 현대인의 센스가 판타지 미개인들에게 작렬하며 지력도 엄청나게 뛰어난 주인공 - 멍청한 (혹은 주인공의 힘을 과소평가한) 적들 - 별 도움은 안되면서 감탄하는 역할인 조연들의 콜라보. 이렇게 말하면 재미없어야 정상인데 왠지 모르게 재밌다. 다만 마지막에 좀 허무하게 끝나는 듯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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