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을 별로 믿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의외로 관상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표정과 마음이 계속 얼굴에 드러나다 보면 어느 새 관상에 녹아들기 때문일까.
그래서 회귀나 미래 예지나 게임 시스템 등의 초능력이 아니라 사주, 관상을 통해 타인의 운명을 엿보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한다는 줄거리는 꽤나 현실감이 있다.
주인공 영훈은 무당이 될 운명을 타고 난 팔자. 그 운명을 피하기 위해 어머니는 영훈이 어릴 적 아는 집에 맡겨버렸다.
지나가던 스님이 이를 가엾게 여겨 신내림을 피할 수 있는 성인이 될 때까지 영훈을 절에서 키운다.
과한 욕심을 털어내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자 절에서 하산하고 일자리를 찾기 시작한 주인공.
사람을 잘 보는 그 능력 하나로 첫 직장이었던 대부업체에서 엄청난 실적을 올리게 된다.
인맥을 따라 가다보니 대기업에 입사해서 여러 사업 프로젝트를 맡으며 부하, 상사, 업체 관계자들의 사주와 관상을 파악해서 그 운에 따라 계속 성공하는 게 지금까지의 줄거리.
기업경영과 관상, 사주가 적절하게 섞인 데다가 작가의 필력이 나름 재미있게 이 소재를 소화시키는 덕에 계속 뒷편을 보게 되는 소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굳이 한 회사에 못박지 말고 대부업을 시작으로 세일즈맨이나 학원강사 등등 좀 여러 직장을 옮겨다니다가 대기업은 마지막 스테이지 최종 보스 느낌으로 꺼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이건 뭐 일개 독자의 지나친 욕심이니 뭐...
총평: ★★★☆☆ 최순실 게이트 전후로 무당 정치물이 꽤나 유행했던 탓에 완전히 새로운 장르는 아니지만 나름 현실적인 초능력을 바탕으로 잘 풀어낸 소설. 결말까지는 가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의 퀄리티라면 평타는 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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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완결.
기업경영물로 넘어간 뒤 여러 경쟁사의 후계구도 및 정략결혼과 얽히며 전형적인 현대판타지의 전개를 답습한다.
하지만 여타 현대판타지의 주인공 능력이 '말도 안된다'싶은 먼치킨 수준인데 비해 이 소설에서는 '나름 신기 있는 사람이라면?' 싶은 수준이라는 거.
사람의 운명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기보다는 그 사람의 대략적인 기질과 인생의 큰 흐름 정도만 읽어내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 좀 볼 줄 안다는 사람은 많아도 그 판단을 100% 확신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영훈의 능력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이렇듯 지나치게 황당하지 않은 능력과, '이럴수도 있겠다' 싶은 전개,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사가 소설의 마지막까지 퀄리티 저하를 막는 일등 공신인듯 하다.
총평: ★★★☆☆ 소설 자체의 필력이나 재미만 놓고 본다면 굉장히 준수한 현대판타지물. 비슷한 사건 - 관상과 사주를 본다, 운명적인 약점이나 강점을 찾는다, 알아낸 사실을 바탕으로 조치를 취해 사업상 이득을 얻는 식 -이 연속되는 것만 아니었다면 별 네개도 가능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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