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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검은머리 미군 대원수

by nitro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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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의 군생활을 마무리하고 나오는 길에 군인답게 레토나에 치여 1893년생 미국 이민 1세대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

조국은 일제치하에 신음하고 아직도 공공연한 인종차별이 만연한 미국.

러일전쟁에서 이기며 콧대가 높아진 일본인들에게 멸시받으며 자라다보니 주인공의 마음속에는 "저놈의 쪽바리들을 제물로 바쳐 이놈의 백인사회에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각종 기록을 세워가며 군인으로서 고속승진 및 각종 전과를 세워가는 주인공의 일대기.

전체적인 줄거리만 놓고 보면 국뽕 가득하면서도 조국 수호를 위한 비장미가 넘치지 않을까 싶겠지만

실제로 뚜껑 열어보면 미국, 그중에서도 미군을 배경으로 생활하는지라 조선 이야기가 나올 일도 별로 없고

이야기 풀어나가는 과정도 진지하기보다는 꽤나 가볍고 웃음을 자아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예를 들어 최초의 흑인사단을 편성하고 백인 장교들에게 흑인 사병들과 함께 밥을 먹으라고 했을 때

"어... 저희더러 밥을 같이 먹으라구요?"

"아, 역시 옐로 몽키가 동석해서 밥을 먹자고 하니 좀 불편한가 보군! 미안해, 나는 저어기 화장실에서 혼자 먹겠네."

라는 식으로 유색인종 사단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되받아치는 식.

그 와중에도 군사적인 측면이나 정치적인 차원에서 진지하게 사실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또 제대로 묘사한다.

아직 주인공이 스택을 쌓는 초반,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온전히 평가하기엔 조금 이르지만 

이 정도면 재미와 밀리터리 취향을 둘 다 잡은, 괜찮은 소설 아닐까 싶다.

총평: ★★★★☆ 미래 지식 하나만으로 모두 다 씹어먹는 게 아니라 역사적 위인들의 성격과 큼직한 사건 사고에 대한 기억, 신기술에 대한 어렴풋한 방향성만으로 일본 식민지 유색인종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군사적 성공을 이끌어 내는 주인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질리지 않고 2차대전 끝날 때까지 이 재미를 이어갈 수 있는가가 관건.


2022년 10월 4일, 외전까지 모두 완결.

그냥 2차대전 끝나며 함께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로 냉전 시대까지 이어지면서 외전만 한 권 분량이 나왔다.

꼼꼼히 뜯어 보면 비슷한 루틴이 반복되는데도 읽다 보면 한결같이 재미있는 게 장점.

꽤 가벼우면서도 - 예를 들어 미군 대원수가 롤링 페이퍼마냥 역대급 빨갱이 두목들의 서명을 수집하며 완성한 천마신공 자본론이라던가 - 역사의 흐름을 꽤나 잘 짚어냈다는 데서 아주 훌륭한 대체역사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역대급 엔딩에 별 한 개 추가. 오래간만에 별 다섯개짜리 소설인듯.

총평: ★★★★★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대체역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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