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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무협소설 리뷰: 무림서부

by nitro 202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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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고 천년제국을 일구며 팽창한 탓에 유럽보다도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황제의 핍박에서 벗어나려는 자, 자신만의 왕국을 꿈꾸는 자, 각종 범죄자와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혼란스러운 모습의 신대륙.

무협 소설 애독자였던 주인공은 호남 장가의 둘째아들, 장건으로 환생하며 신대륙을 떠도는 방랑무사의 삶을 살고 있다.

원래의 역사나 무협지 속의 세상과는 동떨어진 세계에서 자신이 읽었던 무협 소설의 무공을 하나씩 익혀나가는 장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황군이나 마교와 얽히기도 하고 여러 의뢰를 수행하기도 하며 고독한 서부의 총잡이...가 아닌 검객의 길을 걷는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옴니버스 방식의 전개인데다가 분위기 묘사가 끝내준다.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각종 무공과 무협 세계의 여러 세력이 등장하고, 단지 벌어지는 사건이 전통적인 무협이라기보다는 서부활극에 가깝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두가지 요소를 기가 막히게 잘 섞어냈다. 한자루 검에 의지하는 무인인데도 협객이 아니라 정의로운 황야의 총잡이가 눈에 선히 보인달까.

앞으로의 이야기가 엄청 기대되는 작품.

총평 ★★★★☆: 무협 애독자이면서 새로운 형태의 무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시도해볼만한 작품.


2021년 10월 완결.

자잘한 이야기가 점점 이어지며 스케일을 키워가다가 큰 사건 하나 터뜨리고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야기 전개만 놓고 보면 그렇게 대단할 거 없는, 흔한 소설의 기승전결을 따라가는 느낌.

하지만 그 진행과 묘사에 있어서 와일드 웨스트 무협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통 무협을 서부개척물에 잘 녹여냈다.

"터덜터덜 구덩이 밖으로 걸어 나온 장건이 갑작스레 손으로 허공을 휘적거렸다. 그리고는 마치 보이지 않는 막대기라도 잡은 것처럼 두 손을 모았다.

저게 뭐 하는 건가 항우가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 했을 때, 장건이 그 보이지 않는 막대기를 마치 검 휘두르듯 대각선으로 휙 휘둘렀다.

항우는 멍하니 자신의 상체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상체에 붉은 실선이 그어졌다. 동시에 밤하늘에서 홀로 붉게 빛나던 적혈성 또한 그 가운데에 검은 선이 그어졌다. (중략)

[한낱, 인간이... 별을 베어냈다고? (중략) 심검이니 무형검이니 하는 건 진짜 무공을 알지도 못하는 먹물쟁이들이 지껄이는 헛소리로만 생각했다. 그저 있지도 않은 경지로 천하를 얻고자 하는 나의 주의력을 흩어버리기 위한 수작질이리라고. 그런데 너는 정말 그 경지에 도달했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검기성강과 이기어검 다음은 당연히 심검이라 말하는 스승들이 있었거든."

그 대답에 항우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특이한 사문이군.]"

사실 초창기 무협 독자들 중에는 검강이니 이기어검을 남발하며 파워 인플레이션이 짐바브웨 수준으로 치솟은 현 세태를 개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런 개념과 묘사들이 모이고 모여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고, 그 세상에서 무와 협을 숭상하며 공통된 가치를 추구한다면 생사경이니 현경이니 하는 닳고 닳은 무근본 컨셉 속에서도 무공에 대한 깊은 고찰을 보여줄 수 있다.

무협에 등장하는 온갖 무공들을 다 가져왔지만, 그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남다름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무협 소설.

총평 ★★★★☆: 북아메리카 서부를 배경으로 황야의 외톨이가 펼치는 무공의 진수. 빠르고 강한 것만 추구하는 신대륙 무림인들에게 (그리고 오늘날의 양산형 무협 소설들에게) 무의 극의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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