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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대체역사 웹소설 추천: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by nitro 202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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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로 떨어진 문과 주인공이 "영의정이 되어라"는 시스템의 목표에 따라 출세하기 위해 기를 쓰는 내용.

이것만 놓고 보면 흔한 과거 회귀 대체역사 아닌가 싶지만 그 시대가 남들 다 가는 임진왜란 시절이 아니라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이 한창인 지점라는 게 인상적이다.

조선시대 통틀어 최강의 '맑은 눈의 광인'인 영조 밑에서 굴러가며, 영의정이 되기 위해 불법적이며 초법적인 수단을 모조리 동원하는데 그 와중에도 당시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배경 묘사가 주된 볼거리.

이 시대 과거시험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준비는 뇌물도 청탁도 아니다 (공부 따윈 가장 후순위인 게 당연하다).
바로 앞자리의 차지다. 수천 수만의 인파를 극복하고 무조건 가장 선두 S열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합격하기 어렵다. 시험 문제를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제때 답안지를 내지도 못하는데 합격은 무슨놈의 합격이란 말인가. (중략)
고봉환 역시 그저 글 선생으로 온 게 아니다. 과거 응시팀에서 선접군만큼이나 중요한 역할, 즉 거벽으로서 온 것이다. 과거시험이라는 맥락에서 의역해보면 일타강사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 시험 쪽 일타강사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쪽은 시험을 대신 봐 줄 수 없지만 이쪽은 시험마저 대신 봐 준다는 점이다.

과거시험에서 시작된 주인공의 현실 적응은, 한발 더 나아가 암행어사로서 지방관들을 쳐내거나 회유하는 수준을 넘어 뒤주행 극기훈련 코스가 예정되어 있는 세자에게 대국(중국)과 왜국(일본)의 문물이라며 자신이 만들어낸 음란물을 주어 세뇌시키는 수준에 이른다.

부정부패와 이기주의를 앞세워 상태창에서 지시하는 목표를 하나씩 완수하는 주인공과,

그럼에도 굉장히 세세한 부분까지 현실 고증해가며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는 소설의 배경이 잘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대체역사 소설.

총평: ★★★★☆ 머리 싸움으로 서로의 뒷통수 치며 탐관오리로 성장하는 주인공의 정치력이 볼만한 대체역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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