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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Movie_영화

300 : 제국의 부활

by nitro 201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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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스파르타 전사들의 전투를 그려내면서 대박친 300의 후속편, 300: 제국의 부활이 개봉했다.

개봉하자마자 영화관 가서 평일 오후 아무도 없는 영화관 한가운데서 3D로 감상 완료.

뭐, 원래부터 액션 하나로 뜬 만큼, 스토리보다는 얼마나 피튀기고 박진감 넘치느냐가 관건인데 최소한 전편 수준은 확실히 충족시켜주는 듯 하다.

전편과는 달리 해전이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박진감넘치는 장면이 꽤나 등장한다. 포격이 등장하기 전인지라 무조건 충돌해서 침몰시키고 육탄돌격해서 백병전 벌이는 고대 해전이라는 배경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페르시아의 해군 총사령관으로 등장하는 아르테미시아의 포스가 완전 남다르다. 이 영화는 거의 아르테미시아가 살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 역시 헤로도토스의 그 방대한 역사 기록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여자 장군답다. 실제로 살라미스 해전에서도 크세르크세스가 지켜보면서 '내 (남자) 장군들은 다 여자가 되어버렸고, 여자가 남자로 변했구나'라고 탄식했을 정도.

하지만 허구가 지나치다 못해 역사 왜곡 수준인것 역시 여전하다.

일단 역사적 배경을 보자면, 페르시아의 영토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이걸 그리스에서 지원하면서 일이 커진다. 페르시아 입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서쪽의 그리스를 평정하지 않으면 제국 서쪽 지역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판단, 이게 바로 다리우스가 그리스를 침공하게 된 원인이 된다. 반란이 일어나면서 그리스인들이 페르시아 영토인 살라미스를 불태웠다는 말을 듣고 다리우스는 너무나도 열받은 나머지 신하들에게 매일 '아테네 놈들을 잊지 마소서'라고 말하게 했을 정도. 부하들을 보내서 그리스를 정복하라고 명령했지만 마라톤 전투에서 말티아데스에게 걸려 몰살당하면서 1차 그리스 침공이 실패로 돌아가자 자신이 직접 출정하기 위해 2차 침공을 준비하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죽는다. 그러니 영화에서 다리우스의 죽음도, 그리스를 치지 말라는 유언도 허구.

게다가 살라미스 해전의 스파르타군을 보면 그야말로 어이상실. 우리나라 역사에 빗대어 보면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으로 왜군을 침몰시키다가 위기에 빠졌는데 명나라 해군이 짜잔~하고 등장해서 구해줬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당시 그리스를 이끄는 국가라면 스파르타와 아테네였는데, 스파르타가 국력을 보병에 투입한 반면 아테네는 강력한 해군이 특징이었다.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살라미스 해전 당시 아테네 함선은 180척이었고, 이에 비해 스파르타 함선은 16척이었다. 게다가 아테네의 함선은 트리레메, 즉 3단노를 보유한 최신예 함선. (사실 테미스토클레스의 업적은 이 부분이다. 은광을 발견해서 대박 친 아테네의 의원들이 "그 이익을 나눠먹읍시다" 할때 "전함에 투자합시다"해서 만들었던 것.)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 요인이라면 아테네의 트리레메, 테미스토클레스가 크세르크세스를 속여 넘겨 페르시아 함선들이 그리스 함선을 쫓아가게 만든 것, 그리고 살라미스 지역의 특색이 소수의 기동성 높은 배로 다수를 압도할 수 있었던 점이다. 

뭐, 영화 자체가 액션물이지 역사물은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려고 해도... 복근 보여주려고 갑옷을 벗기는 정도라면 모를까 무슨 스파르타를 최종병기로 묘사하는건 좀 아닌듯...

어쨌거나 실제 역사를 보면 페르시아는 테르모필레와 아르테미시움 양방향으로 진격하고, 이에 맞서서 그리스는 테르모필레에는 레오니다스 왕이 이끄는 300명의 병사(와 600명의 노예들), 아르테미시움에는 약 270여척의 전함을 보낸다. 이 두 전투는 같은 날 시작되어서 둘 다 사흘만에 끝난다. 테르모필레에선 300명이 전멸하고, 아르테미시움에서는 양측 다 비슷한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페르시아군의 함선이 워낙 많았던 관계로 더 이상 피해를 입으면 반격도 못한다는 판단하에 그리스 해군이 퇴각, 그 결과 아테네가 불탄다. 하지만 살라미스 해전에서 테미스토클레스가 페르시아 해군을 궤멸시키면서 결국 그리스의 승리로 종료. 하지만 웃기는 건 전쟁 영웅 테미스토클레스는 나중에 페르시아의 첩자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도망쳐서 페르시아로 망명한다는 거. 이럴거면 그냥 아르테미시아가 유혹할때 받아들이지 그랬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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