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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판타지 소설 리뷰: 불꽃의 기사

by nitro 20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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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리뷰 한 바 있는 알브레히트 연대기(https://blackdiary.tistory.com/1265)의 후속작.

후속작이라고는 하지만 주인공도 전혀 다른 인물이고, 전작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고는 해도 워낙 세월이 흐른 탓에 거의 별개의 이야기라고 봐도 좋을 듯.

현대에서 이세계로 전송되며 무쌍을 찍었던 주인공 알브레히트가 황제로 등극하기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전작에 비해

'불꽃의 기사'는 왕의 서자로 태어난 주인공이 고지대 수도사 밑에서 양치기부터 출발,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가며 모험을 거듭하며 그야말로 성장 소설이라는 측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글의 줄거리나 세계관의 변화 이전에 눈에 띄는 건 작가의 역량이 대폭 상승했다는 점.

이전작도 공모전에서 수상했을 정도로 문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범작 수준은 넘는 것이었지만

이번 소설은 필력이나 몰입도 측면에서 훨씬 더 잘 다듬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엄청나게 잘 쓴 글이냐고 하면 사람에 따라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지만, 일단 첫 화부터 읽다보면 어느 새 가장 최신화까지 도달 해 있다는 점에서 장르 소설 본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글 아닐까 싶다.

스코틀랜드 고지대를 연상시키는 배경에서 외롭게 커 온 양치기가 세상으로 나오며 배신당하고, 위기를 극복하고, 힘을 키우고, 친구를 사귀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점점 커가는 모습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꽤나 충실한 느낌을 들게 만든다.

방랑 기사로 살아가는 법, 방랑 용병으로 성공하는 법, 야만 전사로 살아가는 법,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와 함께 요 근래 업데이트 되면 다른 소설 제쳐두고 가장 먼저 챙겨보는 다섯 개의 판타지 소설들 중 하나. 

앞서 열거한 네 개의 소설이 먼치킨 무쌍찍는 호쾌함을 주 무기로 하는 반면 불꽃의 기사는 뛰어난 힘은 있되 그 한계가 뚜렷한 아이가 주인공이라 비슷한 분위기면서도 좀 더 색다른 재미가 있다.  

총평: ★★★★☆ 글의 큰 전개는 주인공이 점차 성장 해 나가는 고전적인 방향을 따르면서도 분위기나 세세한 사건들은 요즘 느낌이 나서 재밌게 보는 소설. 약간 고전 느낌 나는 정통 판타지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 사람에 따라서는 속도감이 느리거나 글이 약간 무겁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 


2021년 3월 완결 후 에필로그 연재중.

전체적인 내용만 보자면 애송이 양치기 한 명이 온 세상을 떠돌며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그 과정에서 검술로도 최강, 마법으로도 최강을 찍으며 먼치킨이 되는 내용 같지만

세세히 따져보면 그 무시무시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쟁에서는 이기지 못하거나

세계 최강의 기사가 되는 것과는 별도로 전투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인성은 어린애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인공이 자의로 타의로 이리 뛰고 저리 튀고 종횡무진하다보니 소설을 관통하는 커다란 이야기라기보다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두서없이 계속 이어지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아이젠리터의 불꽃같은 캐릭터성이 잘 살아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승전결 딱딱 맞춰가며 감정의 흐름이 서서히 고조되다가 클라이막스를 찍고 결말을 맺는 형태가 아니라

캠핑장 모닥불마냥 불꽃이 확 커졌다가 멍하니 보고 있노라면 (불멍) 어느 새 잦아들며 잔불만 남는, 그런 느낌이다.

다른 소설 같았으면 최후의 대전쟁 이후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걸 보며 '뭘 이렇게 질질 끄나' 싶을텐데 이 소설은 그 분위기 때문인지 오히려 여운이 길게 남는 기분이라 더 좋은 듯.

총평: ★★★★ 큰 사건 하나를 중심으로 이야기 전체가 따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세세한 에피소드가 모여서 큰 이야기를 만드는 구조인지라 중간중간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만 제외한다면 살짝 무거운 느낌의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소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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