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꾸는 '꿈'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풀어낸 환상소설. 요즘엔 워낙 판타지 소설이 인기가 많다보니 세부 장르도 많이 갈라지는데, 이 소설은 약간 동화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한국적인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게 특징이다. 주인공 페니가 사람들에게 꿈을 파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여러 꿈 제작자들과 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옴니버스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베스트셀러 순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하는, 꽤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라면 그다지 특별한 설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명문도 아니라 좀 애매하다는 게 개인적인 감상. 자신만의 세계(라기보다는 설정)를 만들어낸 건 좋은데 그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나 사건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실력이 "엄청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랄까.
물론 인터넷 플랫폼에 연재되는 장르 문학 중 상당수가 조미료 잔뜩 친 것마냥 자극적이라 내 입맛이 좀 무뎌진 걸 감안해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자체는 좀 가벼운 사건이 연속해서 벌어지는 호그와트 느낌이라는 데 공감할 사람은 많을 듯. 해리포터가 엄청나게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던 내겐 몰입도가 엄청나게 높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캐릭터의 깊이가 깊거나 일명 “사이다”로 표현되는 카타르시스가 넘쳐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판타지 소설이 아닌 판타지 동화라고 생각하며 본다면 꽤나 잘 쓴 소설로 평가를 상향조정 할 수 있을 듯 싶다. 소설이라고 무조건 동화보다 격이 높다는 게 아니라, 대상 연령을 조금 어리게 잡으면 독자들에게 훨씬 더 큰 감동과 철학적 사고를 선물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너무 깊이 파고들지 않았기에 더 깊게 와닿는 부분도 분명히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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