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돈가스 가게에 갔는데 말이죠 / 이로 지음. 난다(2018)
“지금부터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돈가스만, 일본의 돈가스 가게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돈가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어떤 말은 돈가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터입니다. 돈가스와 상관없는 생각마저 돈가스가 불러오죠. 쓸데없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서 요리에 대한 쓸모없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과 손뼉 치며 나누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의 서문에 나왔듯이, 저자가 일본의 여러 돈가스 전문점을 돌아다니며 먹고 이에 떠오르는 단상을 적은 책이다.
하지만 음식이나 식당에 관한 책이라고 하기에는 잡상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듯 하다.
깊은 고찰을 통해 나오는 말이 아니라 그 순간순간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그대로 붙잡아 박제한듯한 서술의 연속이랄까.
“세 가지 튀김이 나오는데요, 한입 돈가스, 멘치가스, 감자 크로켓입니다. 식감이 부드러운 순서로 불렀네요. 왼쪽부터 크로켓, 멘치가스, 돈가스가 놓였습니다. 어떤 순으로 먹어볼지 고민했어요. 강한 순으로 정렬이냐 씹기 편한 순으로 정렬이냐 아니면 무의미로 정렬이냐 주사위를 굴리다 크로켓부터 먹기로 했을 때 점원이 정식을 놓으며 “크로켓이 뜨거우니 조심하세요”라 하여 계획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이런 식이다보니 돈가스나 돈가스 가게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저자가 돈가스 먹으며 나타내는 ‘의식의 흐름’을 주욱 돌려보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주제가 삼천포로 팍팍 튀면서 구어체 서술이 이어지다보니 정신없는데다가 읽는 데 힘이 많이 들어 즐겁게 읽지는 못했다.
책 읽어주는 음성 지원 서비스가 된다면 노홍철이 논스톱으로 수다를 떨며 읽을 듯한 느낌.
가볍게 기분전환삼아 읽기엔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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