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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양식집에서 / 조영권 지음, 린틴틴 (2021)
맛집을 찾아가려면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리뷰가 발달한 요즘에도 워낙 뒷광고니 바이럴마케팅이니 못 믿을 정보가 난무하는지라 오히려 신뢰가 가는 아날로그 정보의 사례다.
같은 맥락에서 전국 출장을 다니는 피아노 조율사가 식도락에 관심이 있다면 그만큼 맛집 탐방기에 적합한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전국의 중국집을 돌아다니면서 썼던 전작, “중국집”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는지 그 후속작으로 “경양식집에서”가 출판되었다. 시판 수프는 맛만 보고 멀리 밀어놓고, 햄버거에 소주 한 병 시켜 먹는 그 모습이 왠지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상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글만 놓고 보면 깊이가 있는 수필이나 에세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식사 일기에 가까운 수준. 음식에 대한 감상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글보다는 중간중간 끼어 있는 만화가 훨씬 더 전달력이 좋은 느낌이다.
현실감을 살려주는 컬러 사진이 많이 실려있는 것 또한 장점.
음식 에세이라기보다는 경양식집에 애정이 많은 사람이 식도락 여행을 할 때 참고하기 좋은 책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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