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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iction_소설

커피가 식기 전에

by nitro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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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식기 전에 /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비빔북스 (2019)

하나. 과거로 돌아가도 이 찻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둘. 과거로 돌아가서 어떠한 노력을 할지언정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셋. 과거로 돌아가는 자리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다. 그 손님이 자리를 비켜야만 앉을 수 있다.
넷. 과거로 돌아가도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일 수 없다.
다섯. 과거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커피를 잔에 따른 후 그 커피가 식을 때까지에 한한다.
찻집의 이름은 푸니쿨리 푸니쿨라.
당신이라면 이런 숱한 규칙들을 듣고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나요?

커피 한 잔을 마실 시간동안 과거로 돌려보내주는 카페의 이야기.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도 결국 바뀌는 것은 없다. 병에 걸릴 사람은 병에 걸리고, 헤어질 사람은 이별하고, 죽을 사람은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피 한 잔이 가치있는 이유는 과거의 누군가를 만나며 현재의 내 마음에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 덕에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

그렇다면, 꼭 이 카페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내 앞에 놓인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고 충분히 그 시간을 돌이켜보며 숙고한다면, 이 역시 내가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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