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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판타지의 어려운 점이라면 역시 일반 판타지와의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게임 판타지의 주요 소재인 MMORPG부터가 일반적으로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굳이 게임이라는 소재를 써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괜히 몰입도만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나름 효과적인 설정을 만들었다. 현실의 사채업자가 가상현실 게임을 하면서, 그 게임상에서 사채업을 한다는 설정은 신선할 뿐만 아니라 나름 현실적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가면서 그냥 흔한 영지발전물+주인공 만능주의로 변해가는 듯한 느낌도 있고, 전반적인 글의 수준이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맛은 있어도 뛰어난 실력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게 단점이지만 그래도 게임 판타지 중에서는 나름 독특한 설정을 잘 살린 듯.
하지만 정말 용서가 안되는 부분은 결말. ‘뭔가 이제 슬슬 정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인가’ 싶은데 갑자기 툭 끊겨버린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사채업자는 결말이 없습니다. 엔딩은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보세요’란다. 이것 때문에 높은 평가를 주긴 힘든, 아쉬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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