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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무협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와룡강의 작품 중에서 몇몇은 그런 외설적 요소를 배제하고 굉장히 뛰어난 수준을 보여준다. 워낙 그 편차가 크다보니 대필작가를 썼다는 말까지 떠돌 정도. 이 금포염왕 역시 그런 말이 돌 정도로 잘 쓴 소설 중 하나.
주인공인 임청우가 자신을 죽이려는 어머니 곁을 떠나 괴인들의 위협에서 도망치고, 그러다 여러 기연과 인연을 만나며 성장해가는 게 큰 줄거리다. 일대 협객인 우협과 인연이 닿았지만 곧 헤어지는 바람에 무공은 전수받지 못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협기는 물려받아 천하제일 고수인 금포염왕을 보고도 주눅들지 않고 이런 대사를 읊는다.
"금포염왕을 죽여야겠소. 그를 죽여 힘을 믿고 함부로 횡행하는 조폭한 인간들을 경계할 것이오. 나는 칠절도 만나보고 삼괴 중의 두 사람도 만나보았지만 그들 중 스스로의 강함을 빙자하여 남을 핍박하지 않는 자가 없었소. 헛되이 강하기만 한 그런 자들을 살려두어 어디에 쓰겠소?"
요즘 무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협기가 뚝뚝 흘러넘치는 듯한 대사라 마음에 든다.
로맨스적인 측면에서도 처음에는 영악한 소녀 심주은과 만나 얼떨결에 혼례까지 치르게 되고, 그러다 또 얼떨결에 헤어지고, 병약하지만 선기가 흐르는 김유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고, 그러면서 밀고당기는 애정행각이 아니라 순진하고 희생적인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결말부분에서 거의 만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순식간에 요점정리해버린게 큰 아쉬움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꽤 훌륭한 무협소설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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