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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작품마다 좋게말하면 상당히 파격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회부적응자 집중 분석류의 소설이 되는 한상운 작가의 무협 소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추리 소설계에 은혜를 갚는다는 느낌으로 썼다는데... 글쎄올시다. -_-; 재미는 있는데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무림맹의 고위 인사들이 연속적으로 하나씩 죽어나가고, 이에 경각심을 품은 무림맹주가 최고의 수사관인 만화량을 초청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만화량이라는 캐릭터가 아주 현실적인 쌍팔년도 수사관 마인드인지라,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그랬듯이 대충 이놈이다 싶은 녀석 (주로 마음에 안드는 놈)을 범인으로 몰고 두들겨 패서 자백을 받은 다음 대충 증거조작을 해서 실적을 올린다.
이러다보니 이 소설 역시 본격 추리소설이라기보단 악당들이 줄줄이 등장하며 서로 뒷통수 치는 무협소설의 느낌이 강하다. 물론 한상운 특유의 입담이 펼쳐지면서 매 장면이 흥미진진하고 때에 따라선 포복절도하게 만들지만 아무래도 대표작인 '무림사계' 만큼의 무게는 없는듯.
좀 본격적인 추리 소설의 요소를 잘 박아넣었더라면 별 네개도 가능했을텐데 아쉽게도 별 세개. 하지만 다른 어정쩡한 별 세개짜리 소설보다는 확실히 볼만한 무협소설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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