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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홍염의 성좌

by nitro 201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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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은근 여성향 판타지 느낌이 난다는 평도 듣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 소설계의 걸작임을 부정할 수 없는 소설. 초반부는 (그리고 중,후반부 곳곳에서도)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설정을 긁어온게 확연히 눈에 보이는지라 감점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이야기의 촛점이 에드먼드의 복수극에서 유릭 크로반의 성장기로 넘어가면서 이를 상쇄할만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약혼식날 누명을 쓰고 지옥 밑바닥도 울고갈만한 수용소에 감금당한 에드먼드. 그러나 그곳에 수감된 죄인의 아들인 유릭 크로반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갑자기 포커스가 바뀌며 마령을 제어하는 특무부대원으로 성장한 유릭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와 함께 오페라 가수인 에닌과 로웨나가 이야기에 휘말려든다. 복수, 제국의 정권다툼, 몰락한 마도왕국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산과 저주, 마령들의 숙명에 얽힌 등장인물들의 갈등, 그리고 기타등등이 섞이며 굉장히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시작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이었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왠지 강철의 연금술사 분위기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류작이나 패러디 작품으로 치부하기에는 확실히 그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특히 후반부 들어가면서 초,중반부에 깔아뒀던 복선이 다 이어지고 등장인물들의 진정한 정체가 밝혀지면서 일면 유치하게 느껴질수도 있던 부분들에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가끔 손발 오글거리는 표현을 쓰는 판타지 소설들을 보면 밥에 설탕꽃 장식한것마냥 부조화스럽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은 아예 소설의 내용 전체가 은근 서사시 풍인지라 케잌에 설탕꽃 장식 한 것처럼 꽤나 잘 어울리는게 신선하다. 다만 이런 류의 소설은 글의 호흡이 길어서 읽다 보면 쉽게 지칠 수 있다는게 좀 위험한 요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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