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안티라는 평을 받는 비운의 명작.
용사로 플레이하며 마왕들을 학살하고 최고 난이도까지도 클리어 해버린 주인공. 그러다가 GM으로 보이는 사람과 온라인에서 말싸움을 하게 되고, GM은 환생트럭(-_-;)을 보내 주인공을 게임 속 세상으로 날려보낸다. 지금까지 학살해왔던 마왕으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 그것도 최악 난이도에서 최약체 마왕으로 환생해버렸다.
던전에 침입한 마을 사람들도 이기지 못해 온갖 감언이설로 속여 넘겨야 하고, 고위급 마왕들 틈바구니에 끼어서 이래저래 정치를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간다....는게 출판본 버전의 줄거리. 여기까지 놓고 보면 워낙 흔한 줄거리이긴 한데 주인공 단탈리안이 잔머리로 세력 확장하는게 은근 재미있는지라 계속 읽게 된다. 완결 부분이 좀 미흡한 것 같지만 그정도야...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 뒷 이야기가 인터넷 소설 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연재되고 있었다. -_-;;
정치와 전쟁의 스케일이 커지고, 복잡하게 얽히고 섥히는 여러 세력이 다투는 사이에서 모든 일의 흑막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험이 중반부라면, 후반부는 주인공의 자기 혐오와 주연급 캐릭터 대몰살의 참극이 벌어지는 게 주요 내용이다. 얼핏 생각하기엔 소설의 분위기가 세번씩이나 극적으로 변화한다는 게 좋을 것 같지는 않은데도 워낙 서술을 잘해놔서 읽다보면 어느 새 분위기가 심각해져 있다. 숲 속에서 꽃구경하며 룰루랄라 산책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밀림 한복판 진흙 수렁에 목까지 빠져있는 느낌이랄까.
떡밥 회수(결국 그 게임 세상은 뭐였나.. GM은 어떤 존재였나)에 실패하고, 초반의 시스템이 후반부에선 완전히 무시되면서 나중엔 던전을 지킨다는 개념은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 비극적인 결말에 익숙하지 않다면 왕좌의 게임 뺨치게 죽어나가는 캐릭터들에 멘탈이 붕괴될 수도 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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