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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Nonfiction_비소설

음식에서 삶을 짓다

by nitro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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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삶을 짓다 / 윤현희 지음. 행복우물 (2020)

명절 선물세트로 육포를 만들기 시작해서 점차 본격적으로 전통음식 업계에 발을 들이는 저자의 경험담.

육포와 한과, 떡케이크 등을 개발하고 명절 대목에 맞춰 고생해가며 물량 쳐내고, 중간중간 사람들과의 갈등도 일어나고 여러 사건의 연속이다.

중간중간 -책에는 자세히 안나왔어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다툼과 결국 사업을 접었다는 결말을 보면 사업적으로 대성공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이렇게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타산지석이 될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큰 계획 없이 되는대로 일거리가 생기는대로 떠맡고, 세금처리도 엉망이고,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도 식품위생법 개념도 없고, 남들이 내 것을 따라하면 도둑맞은것 마냥 억울하고, 무엇보다도 업체 사장으로서의 필수 자질인 리더쉽과 인력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이 글에서도 나타난다.

“그날 저녁부터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팔이 아파 죽겠다는 둥, 허리가 펴지지 않는다는 둥, 온종일 이 일만 하냐는 둥. 그러더니 다음날부터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팔도 아프고, 허리도 목도 제대로 안 돌아가 도저히 못하겠다는 것이다. 아니, 콩밭에 엎드려 김을 매라고 했나, 쌀독을 짊어지라고 했나. 가만 앉아서 꽃잎파리만 똑 똑 따주면 되는 일인데 뭐가 힘들다고. 그것만 하면 돈도 주고 밥도 주고 간식도 주는데. 나는 신입들의 가당찮은 불만에 속이 터지고, 그네들의 헝그리 정신 부족에 화도 났지만 어쩌겠나, 본인들이 싫다는 데야.”

책에 이런 전형적인 블랙기업 상사 마인드를 대놓고 써놓았으니 작가는 결국 뭐가 문제인지 인식을 못했던 것이 맞을 듯. 음식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확실히 ‘경영’의 측면도 상당 부분 비중이 있고, 요리연구가나 요리학교 교수 정도를 했더라면 더 성공적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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