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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iction_소설

미키7

by nitro 202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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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황금가지(2022)

이쯤에서 사고 실험을 한번 해 보기로 하자. 여러분이 잠자리에 들면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죽는다. 당신은 죽고 내일 아침부터 다른 사람이 당신의 삶을 대신 산다. 그는 여러분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다. 모든 희망, 꿈, 두려움, 소망을 기억한다. 그는 자신이 당신이라고 생각하고 당신의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전날 밤 잠자리에 들었던 그가 아니다. 당신은 겨우 오늘 아침부터 존재했을 뿐이고 오늘 밤 눈을 감을 때까지만 존재한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삶에서 실제적으로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 달라진 점을 눈치챌 수는 있을까? '잠자리에 들기'를 '으스러지기, 증발하기, 불태워지기'로 바꾸면 내 삶이 어떤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p.19

 

우주 개척단에서 위험한 임무를 도맡아 하는 '익스펜더블'인 미키. 임무 도중 사망하게 되면 자신의 완벽한 복제 인간이 깨어나며 삶을 이어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여섯 번의 죽음을 맞이하고 임무를 수행중이던 미키7은 골짜기로 떨어지며 공식적으로 폐기처분되었지만, 극적으로 살아나며 이미 깨어나버린 자신의 클론 미키8과 함께 비밀스러운 생활을 시작한다. 두 명이 동시에 살아있는 것을 비밀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을 무제한으로 복제하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이미 인류가 경험했기 때문. 그 과정에서 외계 생명체의 위협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작중에 '테세우스의 배' 사고 실험을 가져온 데서 알 수 있듯이 누군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기억 외에 또 무엇이 있을지 진지한 물음을 던지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SF세계관을 통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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