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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목은 "개는 말할것도 없고, 또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마침내 주교의 새그루터기를 찾게 되었는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만 해도 엄청나게 긴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한술 더 뜬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둘 다 SF소설이다)
이쪽 계통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코니 윌리스의 장편소설. 이 아줌마 특징이 '수다스럽고 따뜻한'글을 뽑아내는 것인지라, 이 책 역시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잔혹하고 무겁고 필사적인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슈라프넬 여사의 폭풍과도 같은 추격에서 도망치는 부분은 필사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1888년의 매력적인 영국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사랑과 (아주 소박한) 모험, 그리고 점점 전모가 드러나는 거대한 계획을 완수하기 위한 소소한 사건들이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어느 장르에 속해야 할지는 상당히 의아해지기도 한다. 시간여행과 그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SF이지만, 1800년대 후반의 영국 풍물을 그려낸 역사기행 소설로 보여지기도 하고, 범인을 찾아가는 줄거리로 봐서는 추리소설로 분류해도 무방할 듯 하다.
초반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네트 여행과 근대 영국이라는 익숙치 않은 소재를 막무가내로 펼쳐내기 때문에 처음엔 좀 지루하거나 피곤할 수도 있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빠져들고 결국엔 한번 더 보게 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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