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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미를 풍기면서도 고리타분하지 않고, 처절하면서도 잡스럽지 않고, 얕지 않은 내용을 풀어내면서도 쉽게 읽히는 무협.
많은 사람들이 생사박과 함께 좌백의 대표작으로 꼽는다.
전반적인 줄거리를 보면 지방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구륜교와 철기맹의 전투에 낭인무사로 참가하게 된 대도오가 이래저래 조원들을 이끌고 사선을 넘나들며,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 되는 그런 상황을 겪고 나서 결국엔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
이것만 본다면 워낙 스케일도 작고 줄거리도 간결해서 요즘 양판소 한권 분량이면 다 쓸것 같다. 중원 전체를 좁다하며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왕복하는데다가 구파일방에 오대세가를 다 끌어들이고도 모자라 마교에 혈교에 황궁까지 끌어들이는 흔한 양산형 무협 소설에 비하면 배경은 감숙성이 거의 전부요 나오는 방파는 철기맹과 구륜교, 그리고 그들의 배후 거대 세력으로 등장하는 종남파와 녹림맹 뿐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배경이 좁다고 해서 그 내용마저 얕지는 않은 법. 전투에서나 글의 흐름에서나 좌백 특유의 비장미와 처절함이 철철 넘친다. 한편으로는 냉소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의기에 찬 모습을 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무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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