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거꾸로 들어서 난산이 이어지자 가차없이 아내의 배를 가르고 아들을 꺼낸 아버지.
뒷골목 두목인 그런 아버지를 두고 자라난 인간이 정상일 리 없다.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먹고, 거짓말도 밥먹듯이 하며, 잔혹한 성정에 온갖 패악은 다 저지르는 주인공, 요독추 유마.
어린 나이에 요추당이라는 이름으로 악동들을 규합해서 암흑가를 잠식해가는가 하면, 자기 영역에서 허락없이 소매치기를 했다고 잔인하게 살해한 뒤, 그를 도와주려던 무림인까지도 속임수를 써서 죽여버린다. 그러다 무림인들과 엮이면서 겪게 되는 모험과 성장 (혹은 타락)이 주된 내용.
아마 무협이나 판타지 통틀어도 이렇게 제대로 흉악한 주인공은 쉽게 찾기 힘들듯. 무관에서 자신의 정체를 들키자 사부를 인질삼아 사매를 강간하고 둘 다 죽여버리질 않나, 중독되서 해약을 먹어야 하는데 이게 진짜 해약인지 독약인지 헷갈리니 자신이 종종 동침하던 기녀(인 동시에 자기 아버지의 첩)에게 몸에 좋은 약이라고 속여 먹이는 바람에 애꿏은 사람 죽게 만들고, 충성을 바치던 부하가 인질로 잡혀도 '죽이던지 말던지~'라며 공격한다.
백야의 '사대천왕가' 씨리즈의 외전 격인 소설인 관계로 결말 부분이 좀 흐지부지하게 끝난다. 지금까지 자기 목숨 중한것만 알고 사악하게 굴던 유마가 결말에선 갑자기 진중하게 무게잡는 암흑가의 보스 분위기 풍기는 것도 적응 안되고... 하지만 전체적인 전개가 나름 재미있는데다가 싸가지없고 악동처럼 구는 주인공은 많아도 이렇게 제대로 사악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은 별로 없는지라 한번 읽어볼만한 소설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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