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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촌검무인

by nitro 201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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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협 초기 작품들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제한된 소재를 갖고 이렇게 폭넓은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는지 궁금한 경우가 많다. 요즘 무협소설로 치면 주인공 일행이 필수로 경험하는 흔하디 흔한 이벤트가 무술대회인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술대회 하나만을 메인 이벤트로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것도 무림맹에서 주관하는 대대적인 무술대회가 아니라 화산 속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화산대회다.

주인공 포이종은 화산속가 출신 무인의 제자 겸 사위인 동시에 스승을 가볍게 뛰어넘을 정도로 뛰어난 무인이지만, 지금은 시골 촌락의 촌장. 그러다가 화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러저러한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아들을 업고 결투를 벌이는 부분을 백미로 꼽는데,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일본 만화인 '아들을 동반한 늑대(子連れ狼)'에서 모티브를 얻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천하도도, 종남재인'이 절절하게 가슴에 울려퍼지는 듯. 목숨과 바꿔가며 알리는 의지라는게 결국 무협의 기본 아닌가!

두권으로 완결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무게마저 가볍지는 않은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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