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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349

크레이지 프리스트 조선시대 백정출신 산적인 꾹쇠가 판타지 세계로 날아가 신관이 되면서 펼치는 모험 이야기. 몇가지 독특한 소재를 엮어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성격 험악한 산적 알맹이가 미소년 프리스트 껍데기를 쓰고 개과천선하여 권선징악을 몸소 실천하는 그런 내용이다. 이래저래 코믹한 부분도 있지만 좀 가벼워보이는 것도 사실. 게다가 메인 스토리 라인은 전형적인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도 캐릭터 설정이나 대사가 나름 재미있고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기 때문에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보기엔 좋은듯. 2012. 5. 4.
던전운영기 보통 게임판타지라고 하면 초반 노가다 + 히든퀘스트 발동의 수순을 밟기 마련인데 던전 운영기는 그런 일반적인 구도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공략의 대상이었던 던전을 운영하고, 몬스터를 고용해서 침입자 유저들을 물리치는 게임 이야기. 사실 게임 중에도 '각명관'이나 '용사 주제에 건방지다'와 같은, 던전 운영 게임은 이미 나와있지만 이걸 바탕으로 소설을 쓰다니 이젠 게임소설도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다는 느낌이랄까. 소재는 참신한데 소설 전반적인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악당이 주인공인 것과 던전 마스터가 주인공인 것은 또 다른 느낌인지라, 이걸 잘 살리면 뭔가 재밌을 것 같았는데 중반 지나면서 스토리 라인이 무너지는 느낌. 5권 정도에서 완결낸게 지루하기 전에 잘 끊었다고 생.. 2012. 5. 4.
천왕 황규영 작가를 이야기할때 꼭 나오는 말이 '머신 황'이다. 어찌나 집필 속도가 빠른지 기계같다고 해서 붙은 별명.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작가이기도 한데, 그 빠른 제작 속도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작품 뼈대를 계속 울궈먹기 때문. 실력을 감춘 주인공, 사방에서 따라붙는 여인들, 바보같은 악당들,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뭐 이런 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황규영 소설을 보는 사람 또한 적지 않은데, 그 반복되는 뻔한 이야기에 나름 매력을 느끼기 때문. 결말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드라마를 보는 아줌마들이나, 항상 스포츠를 소재로 똑같은 연애 이야기가 나오는 아다치 미츠루 만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천왕 역시 이런 맥락에서 볼때 전형적인 황규영 소설에 속한다. 천룡검법으로 무림계를 주름잡던 무.. 2012. 5. 3.
몬타나의 경비병 현실 세계에서 판타지 세계로 날아갔는데, 깨어보니 경비병. 다른 소설에서처럼 뛰어난 마나 친화력이라던지 천재적인 검술 실력이라던지, 하다못해 굴러다니는 돌멩이마냥 흔한 귀족 작위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경비병이다. 성문 통과하는 상인들에게 뇌물이나 받아먹으며 경비병 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어쩌다 본의 아니게 귀족 집안의 천재 미소녀 검사와 얽히고, 어쩌다보니 마왕을 물리치기도 하고, 뭐 그런 이야기. '중사 클리든'의 마이너 버전이라고 보면 정확할듯 싶다. 개인적으론 가벼운 소설은 좋아해도 가벼운게 지나쳐서 경박한 느낌이 되면 싫어하는데, 이 소설은 좀 그런 부분이 있는듯. 캐릭터 작명 센스만 해도 주인공이 '다스 베이더'에 지나가는 깡패 이름이 '크라운 베이커리', 게다가 군타 유바르자(구타 유.. 2012. 5. 2.
사자의 아이 어릴 적부터 사자들 사이에서 자란 아이, 프레일. 인간의 육체가 갖는 나약함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극복하고, 인간들과도 인연을 맺으며 점점 강하게 성장해서 보금자리를 위협하는 세력들과 맞서 싸운다는게 주된 내용. 작가도 밝혔듯이 정글북에서 모티브를 따왔는데, 여기에 라이언 킹 내용을 섞었다고 보면 정확할듯. 작가 개인의 역량이 정글북 작가인 키플링을 못따라가는 건 당연하고, 그나마 참신함으로라도 승부를 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평범한 양판소 수준으로 끝나버린다. 죽을만치 지루하거나 재미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추천할만한 부분도 없는 소설. 2012. 5. 1.
신선탕 이계진입물이 점점 많아지면서 처음엔 고등학생이 다른 세계로 넘어갔다가, 그게 식상해지니 군인도 넘어가고, 소설가도 넘어가고, 백수도 넘어가고... 이러다 현실 세계에 남아나는 사람 없다는 생각이 들정도. 그러다보니 이젠 목욕탕 때밀이도 이계로 넘어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아버지 찜질방에서 일하다가 무협 세계로 떨어진 주인공. 황궁 감옥에 갇혀버린 자신에게 남은건 향수 비누와 때밀이 수건 뿐 -_-; 주변 사람들의 때를 밀어주며 호감을 사고, 중요 임무를 맡으며 무공도 배우고 역모를 꾸미는 무리도 처단하고 뭐 그런 이야기. 초반엔 그래도 나름 신선한 전개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초,중반 이후 무공을 배우고 그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그저 그런 시간때우기 무협으로 전락했다. 2012. 4. 30.
강호기행록 누나들이 강제로 정략결혼 시킬거라는 말에 가출해버린 강량. 어렸을 적부터 가문의 부활을 위해 무공 수련만을 해온 소년이기에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주인공이다. 이런 주인공이 역시 집에서 가출한 소녀, 유소혜와 만나서 여행을 하며 겪는 기이한 이야기들. 그래서 여행의 줄거리 기록(紀行錄)이 아닌 기이한 여행의 기록(奇行錄)이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청부사들을 만나 호위 임무도 맡아보고, 용도 잡아보고, 기억을 잃고 다른 집 하인으로도 들어가보고, 그런 와중에 강량의 누나들은 또 철없는 남동생 잡아가겠다고 강호로 나서고, 그 미모에 반한 양가창법의 달인이 따라다니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그렇게 스케일이 크지 않으면서도 서정적이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무협. 3권으로 1부가 끝나고 2부에서 이어진다고 하는데.. 2012. 4. 30.
전쟁상인 다크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라는게 원래 독자의 소망을 대리만족 시켜주면서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게임 소설은 어떤 소망을 만족시켜주는가? 게임을 하면서 가상현실 시스템을 이용해 외모에 대한 소망을 충족시키고, 게임 내에서 길드를 만들고 영지를 얻으면서 영지 발전물의 장점도 가져올 뿐 아니라, 게임머니를 팔아 부자가 되고, 그러면서도 독자가 온라인 RPG게임을 하면서 한번쯤 느껴봤을만한 '지존 캐릭터'의 욕망을 대리만족 시켜준다. 하지만 상당수의 게임 소설은 그 퀄리티가 그닥 높지는 않은데, 게임상의 세계관을 잘 구현하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이걸 현실과 적절하게 연계시키는 것도 어렵고 (현실과 연결시키지 않으면 그냥 게임 세계관을 갖고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게 쉬운 법이다), 결국 노가다 하는 이야기로 .. 2012. 4. 28.
살인기계 작전 수행중에 차원을 넘어 무협 세계로 떨어진 북파공작원의 이야기. 초반에는 나름 현실감있게 복합궁도 만들고, 군인 특유의 지식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재밌게 보였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비현실적으로 강해지면서 재미가 반감되어 버렸다. 도중에 만난 여자아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건 좋은데, 무공을 익혀서 '기를 터뜨리는 방식'으로 탄환을 날리는 총을 만드는가 하면, 햇빛과 뜨거운 열에 약한거 빼면 약점이 없는 세균을 자유자재로 부리며 자기 앞을 가로막는 인간들을 학살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신급 존재도 죽이고, 그러다 5권 무렵에는 무려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기까지 한다. 6권이 완결인데 5권에서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면 어쩌자는 건지...-_-; 차라리 처음부터 후반부 퀄리티를 보여줬더라면 기.. 2012. 4. 27.
공간참 신법을 극한까지 연구하다보니 시간마저 뛰어넘어 움직일 수 있는 무공을 익힌 주인공의 이야기. 이 작가는 전작인 '음공의 대가'도 그렇고, 후속작인 '빙공의 대가'도 그렇고 참 독특한 무공을 주요 소재로 쓰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전반부는 그 특이한 무공의 개성에 힘입어 그럭저럭 볼만한데, 후반부 넘어가면서부터는 왠지 흔하디 흔한 먼치킨이 되어가는 것도 비슷한 패턴. 도에 이르는 길은 달라도 그 끝은 같다지만,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특히 공간참의 결말 부분은 날림의 극치를 보여준다. 얼렁뚱땅 마지막 권에서 모든 이야기를 후루룩 끝내는 걸 보면 왠지 '소드마스터 야마토' 이야기가 떠오를 정도. "덤벼라, 야마토! 사실 난 한번만 찔려도 죽는다!" "성스러운 돌이 있어야 나를 물리칠 수 있다고 착각하나본데.. 2012. 4. 26.
청룡맹 전략무협 소설 '청룡장(http://blackdiary.tistory.com/869)'의 후속작. 전편에 비해 그 무대는 더욱 더 넓어져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어우르고, 전편의 등장인물들이 성장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백미는 집단전투의 묘사. 일본에서 세력다툼에 밀려 쫓겨나온 사무라이 집단과의 해상, 육상 전투는 굉장히 재밌다. 나름 사기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오기령의 등장으로 인해 그 묘미가 좀 퇴색된 건 아쉬운 점. 전반적으로 소설에서 나타나는 도교나 불교 철학에 대한 고찰도 마음에 들었고, 특히 '역의 역은 순이다'라고 대화하는 부분은 생각할 꺼리를 많이 던져준 듯. 그런데 이런 도교, 불교의 영향이 고수들간의 전투에서도 좀 심하게 나타나는 바람에 왠지 청룡장보다는 이야기가 좀 붕 뜨는 .. 2012. 4. 24.
귀면탈 무협 소설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등장하는건 이계진입물이 아닌 이상 참 소화시키기 힘든 소재다. 전반적으로 셋중 하나인데, 1.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오랑캐 동이족 취급받으면서 무시당하거나 2. 위대한 고구려의 후손 어쩌구 하면서 뭘 해도 뛰어난 초인으로 그려내며 역사적 자위를 하거나 3. 그냥 어쩌다 잠깐 반짝하고 나왔다가 사라지는 엑스트라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 셋 중 뭐가 되어도 마음에 안 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 고려인 내지는 조선인이 등장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느라 글의 퀄리티 전체가 무너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귀면탈은 그래서 중국이 배경인 무협소설이면서도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다. 구파일방이나 사파 집단, 마교와는 달리 지나수호단이라는 중국인 우월주의 단체와 박터지게 싸우는게 주된 스토리 라인이 .. 2012.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