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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349

검은 달그림자 정령과 유령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세인이 노예로 팔리고, 마침 전염병에 걸려 급사한 제국 3황자를 대신할 배우를 찾던 하르겐의 눈에 띈다. 3황자의 대역으로 황궁에서 살면서 갖가지 모험과 음모에 휘말리게 되는 세인. 그러면서도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점점 사랑받기 시작하는데, 이게 무슨 귀여움을 받는다는 수준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 주인공이 하렘 차리듯, 무협 소설 주인공이 삼처사첩 거느리듯 어지간한 꽃미남 등장인물들을 다 홀려버린다. 하르겐을 제외하면 세인이 여자인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지라 '금단의 사랑' 분위기도 약간 나는듯. 처음엔 제목과 표지만 보고 무협소설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로는 판타지. 그것도 모험이 가미된 로맨스 소설이었다는게 2차 충격. 주인공이 남장여자라는 것 제외하면 전반적인 이야.. 2012. 4. 16.
사채업자 게임 판타지의 어려운 점이라면 역시 일반 판타지와의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게임 판타지의 주요 소재인 MMORPG부터가 일반적으로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굳이 게임이라는 소재를 써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괜히 몰입도만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나름 효과적인 설정을 만들었다. 현실의 사채업자가 가상현실 게임을 하면서, 그 게임상에서 사채업을 한다는 설정은 신선할 뿐만 아니라 나름 현실적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가면서 그냥 흔한 영지발전물+주인공 만능주의로 변해가는 듯한 느낌도 있고, 전반적인 글의 수준이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맛은 있어도 뛰어난 실력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게 단점이지만 그래도 게임 .. 2012. 4. 16.
비적유성탄 “놈은, 그 시골소년 같은 녀석은 은자 백 냥이라고 중얼거리더니 길바닥에서 돌 하나를 주워 들었소. 어린애 주먹만한 작은 돌이었지. 그냥 울퉁불퉁한, 길바닥에 흔히 굴러다니는 그런 돌 말이오. 그걸 들어서 상산호 이길을 향해 던지더군. 그냥 가볍게.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남의 눈치도 안 보고. 그런데 상산호 이길이, 나름대로는 강호의 중견 고수에 들어간다고 하는 그가 그 돌멩이에 맞고 죽었소.”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몰라서 비적. 돌멩이 한개로 절정 고수를 죽이기에 유성탄. 병든 아내의 약값을 구하기 위해 청부살인을 해야 했던 비적유성탄은 아내가 죽고 나자 자객업을 접고 홀연히 떠난다. 그 와중에 만난 탐관오리 황포두와의 인연으로 왕필이라는 이름을 짓고 포쾌가 되어 평범한 생활을 누리려 .. 2012. 4. 16.
여왕의 창기병 시골 귀족, 마을 노처녀, 정체 불명의 독설가, 최강의 노인 기사, 길거리에서 만난 용병 부녀, 산악 경비원, 뱀파이어. 어쩌다 동행하게된 이들이 함께 여행하는 동안 다른 한편으로는 대륙적 스케일의 음모와 전쟁이 소용돌이치고, 등장인물들이 사건과 만나며 전쟁과 전투가 계속된다. 상당히 세밀한 전투 묘사와, 나름 참신하면서도 허황되지 않은 전략 설정이 돋보인다. 그 와중에도 세세한 감정 묘사나 인물들의 갈등 역시 잘 표현해냈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나 충격적인 반전 영화등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등장인물들이 나름 뭔가 하나씩 숨겨둔 이야기는 있을거라는 짐작을 하기는 어렵지 않고, 자연히 극적 반전이 되어야 할 부분이 의외로 '내 이럴줄 알았지'라고 느끼게 되는건 어쩔 수 없을듯. 작가가 영어보다 독일어를 더 멋.. 2012. 4. 15.
중사 클리든 이제 막 군대에서 전역했는데 눈떠보니 다시 군대. 아마 적지 않은 군필자들이 한번쯤 겪어보았을듯한 악몽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역시 그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다른 점이라면 현실 세계의 군대에서 전역했는데 눈떠보니 판타지 세계의 군대에 입대해 있더라는 거. 거창한 주제의식이나, 다른 세계로 이동한 것에 대한 고민 등은 전혀 없다. 그냥 '군대는 한국이나 판타지 세계나 그게 그거구만. 줄 잘서고, 상관에겐 손 잘 비비고, 쫄따구들은 잘 굴리고, 있는 듯 없는 듯 지내기가 최고'라는 기본에 충실한 생활 패턴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넘어온 다른 캐릭터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평행우주 세계관이나 현실과 이상에 대한 갈등도 잠깐 비치지만 전체적으로는 가벼운 코믹(+로맨스?) 판타지물이다. 작가의 필력이 좀.. 2012. 4. 14.
드래곤 라자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계를 이야기할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드래곤 라자. 냉정하게 따져보면 드래곤 라자와 동급으로 잘 쓴 소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영도 작가의 후기작인 '눈물을 마시는 새'나 '피를 마시는 새'와 비교해보면 드래곤 라자가 완성도 측면에서는 한단계 떨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하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마치 공식과도 같이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지던 판타지 소설계에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일듯. 마치 반지의 제왕급으로 잘 쓴 소설은 있어도 톨킨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소설은 흔치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실제로는 톨킨 역시 북유럽 신화를 많이 참조하긴 했지만서도) 마을 초장이의 아들 .. 2012. 4. 13.
하얀늑대들 윤현승 작가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 특유의 말빨로 상대를 설득시키는 게 주특기인 카셀이 우연히 아란티아의 보검을 줍게 되고, 그로 인해 최강의 기사단이라고 불리는 하얀늑대들을 따라다니며 겪게되는 모험담. 대다수의 양판소들은 주인공을 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쉽게 문제를 해결하곤 하는데, 이 소설은 마지막까지 주인공의 특성을 잘 살려가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후반부 들어가며 스케일 키우려다 결말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리는 소설도 많은데 하얀늑대들은 그런 것도 없이 마지막까지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도 장점. 주제의식이라거나 고심할만한 화두를 던져주지는 않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판타지 소설 본연의 목적에는 그야말로 충실한 작품. 2012. 4. 11.
반트 치료마법을 다루는 종군마법사 반트. 그가 전쟁터에 뛰어든 이유는 5년동안 종군하면 마법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고, 신분상승을 해서 자신이 사는 지방 영주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서다. 그러던 중 적에게 붙잡힌 대마법사를 구해주다가 드래곤 블러드를 이식받고 엄청난 힘을 얻게되지만 우여곡절끝에 자신의 부모님과 사랑하는 여인이 죽어버린다. 더 이상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겠다며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동료도 얻고, 기사단도 얻고, 자신의 피를 받고 태어난 드래곤들도 얻고, 금단의 봉인을 풀려는 마왕 일당도 저지하고, 뭐 그런 내용. 1권에서 드래곤 블러드를 이식받으며 먼치킨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싱겁게 끝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름 후반부까지 스토리라인이 붕괴되지 않고 이어진다. 참 아쉬운게 필력이나 컨텐츠가.. 2012. 4. 10.
거시기 제목이 참 사람 잡아끄는 무협소설. 하지만 실제로는 클 거, 비로소 시, 기록할 기를 써서 거시기다. 거대한 시작의 기록이라... 그냥 줄여서 읽기가 좀 거시기해서 그렇지 뜻은 좋다. 주인공 독고전륜은 화화공자가 되기 위해 사기꾼에게 남은 재산 홀딱 갖다바쳤는데 어찌어찌하다 영약을 먹고 극강 내공을 소유하게 되고, 그러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자가 줄줄줄 따라다니고, 강호의 안녕을 위협하는 사건들을 척척척 해결하고, 정파와 마교 안가리고 높은 위치에 오르고... 뭐 그런 내용. 전형적인 양산형 무협소설이긴 한데, 그래도 그 과정이 지나치게 지루하거나 몰입도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큰 기대없이 시간때우기용으로, 코믹 무협 본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읽으면 좋을듯. 2012. 4. 9.
이계만화점 가난한 고등학생 하빈이 집 앞에서 발견한 이계연결통로. 이 통로를 지나가면 나오는 곳은 오만가지 세계의 거주민들과 물건들이 모인 만화점. 이 세계에선 무협지에서나 나올법한 무공 비급과 영약에서부터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오는 이종족에 이르기까지 다 등장한다. 그 뿐 아니라 가게 바깥은 필드와 던전이 나타나며 갖가지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이 몬스터를 잡거나 필드를 통과하면 당연히 아이템을 습득한다. 그야말로 무협, 판타지, 게임소설을 뒤섞어놓은 환경에 현실에서 마주치는 문제가 엮이며 이계진입물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개가 난잡하거나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단지 소설 전체에 걸쳐 주제의식같은게 별로 없고, 그러다보니 뒷부분 가면서 결말이 완전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렸다는 단점이 있.. 2012. 4. 8.
걸인각성 '만선문의 후예'를 썼던 김현영 작가의 무협소설. 하늘이 내린 대기만성형 인물인 주인공이 너무 게으른 나머지 부모가 하늘의 계시를 받들어 거지가 되라고 집에서 내보내고, 개장수 밑에서 고된 수련을 거치며 견왕(개들의 왕)이 된 후, 타락한 개방을 새롭게 뜯어고치며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내용. 개인적으로는 만선문의 후예보다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 듯 싶다. 전체적으로 너무 산만한 느낌이 들어서 몰입을 방해하는 데다가 곳곳에 유머 요소로 넣은 개그가 너무 더러워서 비위가 상하기 때문. 물론 더러움을 강조하는 개그도 잘만 하면 웃음을 자아낼 수 있지만, 이 소설에선 실패인듯. 때로 빚은 만두와 쉰 개밥국물이라니...-_-; 못 볼 정도로 엉망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굉장히 뛰어난 점도 없는 평작. 다만 내용.. 2012. 4. 7.
악티온의 승부사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을 하도 많이 보다보니 이젠 뭐가 뭔지 구분이 가지 않는 상황. 그래서 오래간만에 완결까지 나온 것 중 하나를 골라보기로 했다. 6권 완결로 그닥 부담되지 않는 악티온의 승부사. 잔머리 잘 굴러가는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 이용해서 성공해나가는 이야기다. 글의 구성이라거나 내용이 엄청나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대다수 잡타지처럼 중간에 무너지지는 않는다. 마지막 부분이 흐지부지 빠르게 끝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그럭저럭 깔끔한 결말인듯.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먼치킨 진화형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든다. '하얀 늑대들'의 마이너 버전 정도로 생각하고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 2010.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