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판타지8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참모총장이 되어보기로 했다 수천 번의 회귀를 겪으며 어지간한 인생은 다 살아본 주인공, 강민. 재벌, 대통령 등 흔한 설정은 이제 지겨워서 안 한다는 그의 독백은 마치 비트코인으로 한탕 해먹는 게 요즘 대세인 웹소설계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작가의 다짐처럼 들린다. 그리고 그가 이번 생에 목표로 삼은 것은 참모총장이 되는 것. 군인이 되어 전쟁에서 연전연승하는 회귀자 소설은 많지만 그 배경이 현대인 것은 찾기 힘들다. 한국의 현 실정은 북한과 기싸움만 할 뿐, 진짜 전쟁이 터지지는 않는 상황이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선배들로 꽉꽉 막힌 인맥과 부조리의 군인 승진 루트를 어떻게 타는지가 오히려 볼 거리가 된다. 미래에 터질 사건들을 예견하고, 수천번 회귀로 인해 알게 된 지식들을 조금씩 풀어가며 승진을 거듭하는데 소름끼치게 현실.. 2021. 7. 29.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이혼변호사 강시혁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뭐 그렇게 재미있을까 싶지만, 또 살다 보면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더 허구스러운 사건도 종종 일어나는게 현실이다보니 의외로 꾸준한 인기를 끌기도 한다. 예를 들면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 순한 맛부터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나 '네이트판 결혼 시집 친정게시판'같은 핵불닭볶음맛까지. 이렇게 보면 달달한 남의 연애 이야기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이 또 남의 집안 부부싸움 이야기인가 싶다. 그리고 "이혼변호사 강시혁"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혼과 상속 관련 전문 변호사인 주인공의 이야기. 물론 주구장창 이혼이나 유산 상속 문제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여자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과 복잡한 가정사를 가진 주인공이 로펌에서 성공하는 이야기가 핵심 줄거리를 이룬다. 약간 반항아 기질이 있어.. 2021. 7. 6.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업어 키운 걸그룹 연예인의 발전 가능성을 사람 뒤에서 빛나는 후광의 색깔로 알아볼 수 있는 주인공, 김윤호. 먹고살기 바빠서 엔터테인먼트쪽으로 발 들일 생각은 못하고 대기업 회사원으로 근무중이었으나 어쩌다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뽑히면서 슬슬 발을 들여놓게 된다.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회귀까지 하면서 본격적으로 걸그룹을 키우기 시작하는데, 멤버들이 하나같이 캐릭터성이 뛰어난데다 인간관계도 얽히면서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만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가 뽕빨물에 특화된 필력을 보여주는 관계로 이 소설 역시 (완전 19금인 넣어 키운 걸그룹보다는 양호하지만) 섹스 어필이 꽤나 가미된 부분도 있다. 사건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주가 되는 걸 읽다 보면 왠지 일본 라이트노벨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총평: ★★★☆☆ 사.. 2021. 4. 15.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막장 드라마의 제왕 드라마 입봉작을 말아먹고 공무원으로 일하던 주인공. 이제는 길거리 가로등만큼이나 흔해진 회귀 트럭에 치이며 자신이 막 입봉작을 제작하던 과거로 되돌아간다. 세계 3대 영화제를 모조리 석권한 영화감독의 유령이 들러붙고, "시스템"이 생기고... 무엇보다 "1825일 내에 궁극의 막장 드라마를 만든다"는 목표가 걸린 채로. 과거로 회귀해서 승승장구하며 탑스타가 된다거나, 아이돌 그룹을 키운다거나, 명작 영화를 만든다거나 하는 현대 판타지는 많지만 시청률과 막장도를 둘 다 잡아야 하는 목표는 꽤나 참신하다. 캐릭터도 괜찮고, 웃겨야 할 부분에서는 웃기고, 진지해야 할 부분에서는 진지하면서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소설 내에서의 첫 번째 작품이 끝나고 두 번째 드라마 들어가면서부터 뭐가 뭔지 모르게 마구 섞이.. 2021. 2. 4.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홈플레이트의 타짜 메이저리그에서 그럭저럭 통하는 타자였지만, 끝내 마지막 벽을 넘지 못하고 명예의 전당 입성에는 실패한 권마신. 여느 사람이었다면 이 정도에도 만족하겠지만, 권마신은 야구의 여신을 만나 재능을 부여받았음에도 최고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알약을 먹는다.시스템의 힘 + 미래를 아는 능력으로 후회스러운 과거를 바꾸고 훨씬 더 대단한 타자 겸 포수가 되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여신을 귀신으로 바꾸고 타자를 투수로 바꾸면 여러모로 '마운드 위의 절대자(https://blackdiary.tistory.com/1257)'가 생각나는 소설이다.물론 표절이 아니라 장르소설 특유의 탬플릿 활용이라고 보기에 이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다.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지속적으로 빵빵 터지게 웃기거나, 뒷이야.. 2020. 10. 18.
현대판타지 리뷰: 운명을 보는 회사원 미신을 별로 믿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의외로 관상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표정과 마음이 계속 얼굴에 드러나다 보면 어느 새 관상에 녹아들기 때문일까.그래서 회귀나 미래 예지나 게임 시스템 등의 초능력이 아니라 사주, 관상을 통해 타인의 운명을 엿보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한다는 줄거리는 꽤나 현실감이 있다.주인공 영훈은 무당이 될 운명을 타고 난 팔자. 그 운명을 피하기 위해 어머니는 영훈이 어릴 적 아는 집에 맡겨버렸다.지나가던 스님이 이를 가엾게 여겨 신내림을 피할 수 있는 성인이 될 때까지 영훈을 절에서 키운다.과한 욕심을 털어내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자 절에서 하산하고 일자리를 찾기 시작한 주인공.사람을 잘 보는 그 능력 하나로 첫 직장이었던 대부업체에서 엄청난 .. 2020. 10. 14.
소시민, 재벌되다 예전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https://blackdiary.tistory.com/1256)를 리뷰하면서 언급한 적 있지만, 로또 1등이라는게 의외로 인생을 완전히 역전시킬만한 돈을 주지는 않는다.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억에 거래되는 마당에 로또 1등이라는 건 대출이 있다면 그 대출금 갚고 집 평수를 조금 늘리고 자동차를 좀 더 좋은 걸로 갈아탈 수 있는, 말하자면 인생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진정한 인생 역전을 보여주기 위해 이 소설은 미국 로또로 건너간다.중소기업에서 굴러다니던 사원이 미국 출장 갔다가 당첨된 파워볼 복권. 세금 떼고 송금수수료 떼고 이것저것 다 제하고 실제 당첨금이 6천억원. 이 돈으로 인생 역전하는게 주된 내용....이지만.돈이 넘쳐난다고 할 수 있는게 .. 2020. 4. 2.
국회의원 이성윤 소설을 읽다 보면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깊이가 있는 글? 짜임새가 좋은 글? 필력이 뛰어난 글? 작가의 철학이 녹아 난 글? 하지만 단테의 '신곡'이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보다 뛰어난 글인가?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보다 좋은 책인가? 얼마나 많은 독자를 만족시키는가, 얼마나 지적 수준이 높은 독자들을 만족시키는가, 얼마나 많은 만족을 주는가는 다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덜한 만족을 주는 글들이 영 쓸모없다는 소리 또한 아니다.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든 김치와 동네 마트에서 파는 공장 김치가 다르고, 고전 명작 영화와 수목 아침드라마가 다르지만 각각은 나름대로의 소비 계층에게 필요한 수준의 만족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 2019.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