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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둠스데이

by nitro 201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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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소설과 웹소설의 차이점이라면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호흡 아닌가 싶다.

최소 한권 단위로 출간되는 출판 소설과, 10~20페이지로 이루어진 한 편 단위로 업데이트 되는 웹소설은 아무래도 읽는 데 있어서 마음가짐 부터 달라진다고나 할까.이를테면 15분에서 30분 단위로 끊어지는 TV쇼와 2~3시간짜리 영화가 갖는 차이와도 비슷하다.

물론 웹소설도 출판되는 경우가 많고, 기존 출판 작가도 엄청나게 커진 웹소설 시장으로 편입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체가 갖는 근본적인 특성이 크게 섞이지는 않는다.

둠스데이 역시 전형적인 웹소설 포맷이라고 볼 수 있다. 짤막짤막하게 이어지는 각각의 이야기는 뒷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드는게 마치 아줌마들이 챙겨보는 아침드라마처럼 뒷이야기 대충 다 알겠는데 그래도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는 느낌이다.

내용은 요즘 대세인 이른바 '헌터물'의 프레임을 그대로 따라간다. '자고 일어나니 수많은 사람들이 각성했더라'는 배경, 꿈에서 점점 강해지다 보면 어느 새 현실에서도 강해지는 이중구조, 일정 간격을 두고 현실로 튀어나오는 괴물들의 몬스터 러쉬 등등. 

아무래도 이런 류의 이야기가 괴물 잡아서 강해지고 더 강한 괴물 잡아서 더 강해지는 반복적인 형식을 띄게 되고,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글 전체를 아우르는 갈등구조보다 당장 내일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드는 웹소설 특성상 뒷쪽으로 갈수록 작가도 어떻게 제어가 안되는 지경에 이른게 아쉽다.

특히 중반 지나서 천상도시 나오고.. 나중에는 우주전함까지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이야기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느낌. 

비슷한 구도나 소재로 더 잘 쓴 소설들이 많은지라 추천하기는 좀 애매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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