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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중생지마교교주

by nitro 202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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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게 된 중생지마교교주.

중국 소설을 번역한 글이라 제목이 이런데, 의역하자면 "마교교주로 환생하다"정도 쯤 되지 않을까.

부잣집 금수저 도련님이 VR게임을 하려다가 게임 "대강호"의 등장인물인 초휴로 환생하게 된다.

문제는 이 초휴라는 캐릭터가 나중에 악의 보스인 마교 교주로 등극하게 된다는 것.

"이번 생에서는 먼저 싸움을 걸고 빼앗는 게 낫겠다. 선빵쳐서 적을 해치우는 게 놈들에게 개죽임 당하는 것보다 백 배는 낫지!"

이런 일념으로 초씨 가문 내부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시키고,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해치워가며 성장하는 게 주요 줄거리.

...인데 무료 분량인 1권만 보고 포기.

게임으로 치면 현질 뽑기에 해당하는 비전함에 대한 설명부터 고수 등급에 대한 설명, 아홉 단계로 나뉘어지는 무공에 대한 설명, 검법에 대한 설명, 단약에 대한 설명, 아홉 단계로 나뉘는 병기 등급에 대한 설명 등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이야기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시키며 설명을 녹여내는 게 아니라 소설 조금 진행하고 세계관 설명 따로 하고, 줄거리 조금 진행하고 설명이 반복되는 식. 이런 설명이 한 번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앞에 했던 설명이 뒤에 또 나오는 경우도 부지기수. 예를 들면...

"그녀는 초종광의 둘째 부인이자 셋째 초생의 생모로 (중략) 출신도 만만치 않았으니 통주부 개산무관의 관주인 열금수 정개산의 외동딸이기도 했다. 큰부인만이 유일하게 초종광이 통주부에서 오기 전에 얻은 아내였고 명문대가 출신이었다. 초종광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품위있고 아름다운 서른 남짓의 셋째 부인은 올해 겨우 열 여섯이 된 막내 초상의 생모였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초씨 가문에는 부인이 세 명이다. 큰 부인은 명문대가 출신이요, 둘째 부인은 통주부 개산무관의 관주 정개산의 여식이었다. 그와 비교되게 셋째 부인은 평범한 장사꾼을 부친으로 둔 것 외에는 별다른 배경이 없었다. 순전히 젊고 아름다운 용모 하나로 초종광에게 시집올 수 있었다."

이미 말한 건 다시 말 할 필요 없는데.

단순히 설명이 많다거나 내용이 반복된다거나 글의 전개가 지나치게 단순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인다거나 하는 게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설명 많고 비슷한 내용 계속 나오고 뻔한 이야기라도 어떻게 전개시키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소설이 될 수 있으니까. 진짜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거.

게임 속으로 환생해서 미리 스토리를 다 알고 진행하는 소설이야 워낙에 흔한 설정인데다가, 피도 눈물도 없는 주인공 역시 꽤나 많이 등장하는 타입이라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캐릭터인데 필력이 독보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닌지라 뒷이야기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부족하다.

뒷쪽으로 가면 이야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으나 일단 무료 분량을 바탕으로는 굳이 유료화 분량을 따라갈 흥미가 일지 않아서 포기.

머리 복잡한데 그냥 단순하게 불도저마냥 앞길 치워가며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데서 시원함을 느낀다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다시 말하면 너무 단순화된 전개인지라 단점이기도 하다.

총평: ★☆☆☆☆ 번역까지 되면서 들어온 걸 보면 나름 인기는 있는 듯 싶은데 설명의 양이 워낙 많고 전개가 단순한데다 글의 흡입력이 부족해서 1권 읽고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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