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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진입물, 특히 현실에서 판타지나 무협 세계로 날아갈 경우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쓰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이는 마치 시작부터 전설의 명검이나 영약 등을 갖고 시작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고깽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 이계진입 고등학생 깽판물.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이계로 넘어가서 현실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래저래 성공하고 자기 맘대로 깽판치는 소설 분류다.
그런 의미에서 일곱번째 기사는 나름 현실적이면서도 전반적인 내용이 억지스럽지 않다. 예비군 훈련 마치고 판타지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마침 가방에 넣어둔 영문학 걸작선집을 갖고 천재 시인 행세를 하며 살아나가는 장면이 나름 재미있다. 판타지 세계에서 영어를 쓰는 우연성은 나중에 뒷배경 설정을 통해 당위성을 부여하고...
다만 중반, 그러니까 6~7권 지나서 드래곤을 만나는데, 그 이후로 글의 성격이 급격하게 변해서 십자군 원정의 판타지 버전이 되어버린다. 작가가 나름 조사 많이한건 알겠는데 초반보다 몰입도라던가 재미가 확 떨어지는듯. 차라리 그부분 빼고 맨 마지막권만 합쳐서 7권 완결 정도로 했으면 작품성이 더 높지 않았을라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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