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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하수전설

by nitro 201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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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의 세계라고 모두가 고수는 아닌 법. 수많은 절정고수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하수들이 있기에 고수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보잘것 없는 무공을 지닌 하수를 주인공삼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삼십년도 아니고, 삼년도 아니고 무려 삼개월동안 수련한 검법 하나를 가지고 이런저런 무관이나 중소방파를 떠돌며 식객으로 먹고사는게 본업인 주인공 어자서. 그럴듯한 분위기와 발검자세만으로 고수 흉내까지는 아닐지언정 어지간히 노련한 무사의 느낌을 주지만 그 실체는 삼류.

어쩌다 우연이 겹치면서 고수로 오해를 받게 되고, 하수가 고수흉내 내다간 제명대로 못산다는 자신의 철칙에 의거해 도망쳐보려고 하지만 또 다른 우연이 겹치면서 야반도주도 못하고, 그러다가 또 행운이 찾아와서 점점 더 실력있는 고수로 오해받으며 무림의 신성으로 떠오른다.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쏟아져나오는 무협 및 판타지 소설계에서 나름 신선한 소재를 발굴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게 쉽지만은 않은데, 하수전설은 나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인다. 중,후반 지나면서 결국 어자서도 기연을 만나고 고수가 되는게 좀 아쉬운 부분. 아무래도 필력도 최상급이라고 하긴 힘들고 중간중간 어울리지 않는 말장난을 집어넣어서 전반적인 수준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그런 단점만 보완하고 끝까지 초반 컨셉을 잘 살렸으면 무협계의 '하얀 늑대들'이 될 수 있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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