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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S.K.T

by nitro 201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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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무슨 통신사 광고와도 같은 제목의 판타지 소설. 하지만 실제로는 '스왈로우 기사단 이야기(Swallow Knights Tales)의 약자다. 주변국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별 볼일 없는 약소국의 기사단인 스왈로우 나이츠. 그들의 주 업무는 뛰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귀족들의 지명을 받아 돈을 벌고 왕실의 수입을 늘리는 일. 그리고 전설적인 호스트였던 주인공이 기사단이라는 말에 혹해 그 내막도 모른 채 입단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드래곤 레이디를 쓴 김철곤 작가의 소설. 주인공이 이래저래 깽판치면서 다 해먹는 양산형 소설들과는 달리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앤디미온은 마지막까지 그닥 강해지지 않는다. 그저 뛰어난 외모와 화술, 그리고 넓은 인맥과 순진함으로 이래저래 헤쳐나가는데 그 과정이 꽤나 볼만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글의 무게감이 없는 게 약점. 소설이 전반적으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더 적합할듯한 등장인물들의 외모나 극단적으로 치우친 행동양식들은 나름 재미는 있지만 깊이있는 내용을 보여주거나 심각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지는 못하는 듯 하다. 

그러다 보니 전반부에는 가벼운 사건들이 단편적으로 이어지면서 전개되다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급 진지해짐에도 불구하고 소설 전체가 그렇게 깊이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생각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그 이미지를 섞어서 줄거리를 만들어 낸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볼만한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가벼운 소설이 가져야 할 덕목은 다 갖춘 소설인지라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별 네개정도는 줄만한 소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처럼 구성된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별 다섯개를 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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