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비극 판타지를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소설, 데로드 앤 데블랑.
스승에게 배신당하고 눈이 먼 검사, 란테르트가 두 소녀를 만나 함께 여행하면서 마족도 친구로 사귀고 러브러브 라인도 형성되고...
여기까지는 평이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후로 작가가 낼름낼름 주연급 캐릭터들을 죽여나가며 비극적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이 나올 당시만 해도 비극을 주제로 하는 판타지 소설이 거의 없어서인지 꽤나 인기몰이를 했던 소설.
하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사실 그렇게 엄청 잘 썼다고 보기는 좀 힘들다. 무엇보다도 전개가 뜬금없는 게 문제.
주인공이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도 좀 의아하고 (아무리 돌봐줬다고 해도 그렇지 여행 한번 같이하다가 그렇게 푹 빠지나) 이게 크게 공감가지 않다보니 그 후로 벌어지는 복수행도 잘 이해가 안가고, 마족이 그렇게 싸고 도는 것도 왠지 주인공 버프받아서 그런 느낌이고...
세세한 부분은 나름 괜찮은데 큰 얼개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
워낙 잘 쓴 판타지 소설들이 많이 나온 지금 평가기준으로 보면 그냥 평타에서 조금 더 나은 수준. 그렇다고 드래곤 라자나 월야환담처럼 선구자 역할을 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보기도 좀 힘들고...
대략 천사를 위한 노래(http://blackdiary.tistory.com/924) 수준이라고 보면 될듯. 차라리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이 이상혁 작가의 소설 중에선 제일 괜찮은 퀄리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