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atch/Drama_드라마

한니발

by nitro 2015. 12. 23.
728x90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영화사상 최악의 악당을 차지하던 다스 베이더를 밀어낸 인물이 바로 한니발. 

물론 드라마가 아닌,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영화판 한니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캐릭터가 갖는 매력은 배우의 연기 능력과는 별개로 매력적이다.

고도의 지적 능력, 뛰어난 심리 파악, 예술을 향유하는 고급스러운 취미, 미식가이자 솜씨 좋은 요리사.

이러한 긍정적 면모는 연쇄 살인과 식인, 인간 심리를 갖고 노는 잔혹함과 연결되며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한니발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냈다.

수많은 영화의 드라마 리메이크가 진행되는 마당에 이런 매력적인 소재를 내버려 둘 리가 만무한 것도 사실.

2013년부터 방영을 시작해서 많은 논란을 남기며 얼마 전 시즌 3를 끝으로 완결되었다.

전체적인 드라마 줄거리는 소설 및 영화의 세계관을 따라간다. 시기상으로 보면 '레드 드래곤'과 '한니발'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여기에 '한니발 라이징'의 내용이 살짝 섞인다고나 할까. 하지만 인물 배경이나 세세한 설정에서 바뀐 부분이 상당히 많고 추가로 다루는 이야기들의 비중이 높은지라 거의 평행세계라고 봐도 좋을 정도. 

FBI 협력관으로 일하는 프로파일러 윌 그레이엄은 살인자의 시각과 심리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재능을 갖고 있고 그 결과 사건을 맡으면 맡을수록 범죄자의 심리에 물들어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다.

그리고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심리 상담을 받는데, 하필이면 담당 상담의가 한니발 렉터.

마음에 안드는 인간은 몰래 납치해서 화려하게 요리해먹는 연쇄살인마 심리학자에게 받는 상담이니 잘 될 리가 없다.

한니발은 윌 그레이엄이 자신과 동류의 인간인 것을 눈치채고 어떻게든 한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윌에게 연쇄살인마의 누명을 씌워 정신병원으로 보낸다거나 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후반 시즌으로 가면서 영화판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 레드 드래곤의 내용과 등장인물들이 이래저래 섞여서 등장하며 줄거리가 복잡해지는데, 그 기본은 어디까지나 윌과 한니발의 '나 잡아봐라' 놀이에 주변 인물들이 엮여드는 스타일.

중간중간 (그리고 특히 시즌2는) 난해한 심리 묘사를 너무 장황하게 표현하는 바람에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걸 제외하더라도 핵심 포인트가 그로테스크한 방법으로 살해당한 시체들과 한니발의 먹방인지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평가라면 일단 영화 '양들의 침묵'을 보고, 한니발이 등장하는 영화와 소설 등을 본 뒤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면 보는 게 좋은 드라마. 한니발 렉터 박사의 인생이나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지루한 심리 분석과 쇼킹한 시체의 연속에 불과할 수도 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