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하하하... 생일선물 겸해서 미리 받아버렸습니다아~
룰루랄라~
FZ10과 S1사이에서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결국은 S1으로 낙찰.
0. 디카를 사자!
몇년간 애지중지하며 써온 리코 RDC5300. 디카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 산거라 거의 60만원에 가까운 거금을 들여 산 카메라이지만, 분명히 본전은 뽑고도 남았다고 할 정도로 잘 써먹었습니다. (아직도 접사기능 하나만큼은 여느 카메라 부럽지 않구요)
그러나 스마트미디어, 그것도 128mb이상은 인식 못한다는 사실과, AA건전지 네개나 잡아먹으면서도 얼마 못가는 지속시간은 슬슬 다른 카메라를 찾아나서게 만들었죠.
마침 생인선물로 디카를 사주신다는 부모님 말씀에 만세를 외치며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1.어떤 디카를 살까?
물건이라는 건 소비자를 노리고 만드는 거죠. 당연히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구요.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질문은 '어떤게 가장 좋은 카메라냐'가 아니라 '어떤게 내게 가장 잘 맞는 카메라냐'이겠죠.
"우선 가장 중요한, 실탄은? 60만원이 마지노선."
"원하는 화소수는? 230만짜리 리코로도 부족함은 못느꼈으니, 시대의 흐름에 맞춰 300만 화소 이상이면 오케이."
"줌 기능은? 개인적으로 달이나 노을, 갖가지 풍경 찍는 것을 좋아하기때문에, 그간 써왔던 3~4배줌의 한계를 절감. 이번만큼은 가능하면 고배율로."
"화질은? 그다지 전문가는 아니고, 내공이 뛰어난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러 겔러리에 올라온 것 보고 판단."
"여러가지 부수적인 기능은? 내 자신을 알자. 그냥 취미삼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릴 정도면 되는데, 뭘."
여기까지 자문자답한 결과 기종은 두개로 압축되더군요. 캐논 파워샷 S1 is와 파나소닉 DMC FZ-10. 여기서 범위를 좀 더 좁혔습니다.
"전지는? 가능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2100짜리 8알과 충전지를 그대로 이어 쓸 수 있는 것으로."
"동영상 기능은? 있으면 많이 쓸 기능. 하지만 캠코더를 구할 정도로 필수적이지는 않음."
"크기나 무게는? 너무 작거나 가벼워도 별로 마음에 안듬"
"LCD는? 크면 클수록 좋지만, 그거야 확대 가능하니 필수적이지는 않고. 무엇보다도 셀카나 작은 피사체를 찍을 때 쓰기 좋은 회전 LCD가 매력적"
그래서 결론은 S1is였습니다. 우선 60만원이라는게 메모리카드 포함한 마지노선인데다가 AA건전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거든요. 조그만 물체를 찍을때 생 쑈를 하지 않아도 LCD만 돌리면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구요. 게다가 가장 큰 양날검으로 불리는 '캐논스러운 색감'도 별로 신경쓰이지는 않는지라... (싫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좋아 죽을정도도 역시 아닌...)
S2가 나올거라는 예상이 있긴 하지만, 펌웨어 업글이 9월달에 된것으로 봐서는 그렇게 근시일내에 나올것같지도 않고..
그래서 모델을 일단 파워샷S1으로 결정한 후, 가격 탐색에 들어갔습니다.
2.가격은 얼마나?
우선 정품을 살것인가, 내수를 살것인가. 이것이 첫번째 갈림길이었습니다. (몇만원씩 차이가 나니까요)
하지만 온 가족이 다 쓰는 물건인데다가 여행가서 쓰는 일도 자주 있기 때문에, 여기에 플러스 알파 해서 이전 카메라의 수리 경력으로 미루어 볼때 A/S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정품으로 결정했죠.
그 후 본격적인 가격검색 시작.
저는 가격기준으로 삼는 가게가 있습니다. 컴퓨터 전문점이기는 하지만 각종 전자기기를 대부분 다루고 있죠. 용산에 위치해있습니다만 상당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기처먹는 일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절대 없는, 단지 가격이 조금(그야말로 교통비에서 약간 더 나갈정도로) 더 비쌀뿐인, 그런 가게입니다. 전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는 일단 이곳에서 가격 검색을 하고, 이 가격을 기준으로 검색을 시작하죠.
인터넷상에는 59만원 나왔지만, 전화로 물어보니 '현금 일시불은 57만9천원'이라고 하더군요. 덤으로 Sandisk 512MB는 6만6500원. (샌디스크를 고른 이유는, 이미 몇번 써봤는데 괜찮더라구요.)
그리고 가격 기준의 또 하나의 잣대. DC인사이드. 여러 구입기를 뒤져보니 정품은 셋트가격으로 55만원이 최저선이더군요. 하지만 단품 구입이기때문에 55만원은 힘들거라고 예상.
결론적으로 S1은 55만~58만. 메모리 카드는 6만~7만.
이 가격을 기준으로 탐색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어디에서 살것인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가격과 물건에 확고한 자신이 있으면 용팔이건 테팔이건 남팔이건 두려울 것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떤 물건을 얼마에 살 것인지 확신이 서있다면 누가 뭐래도 흔들릴 일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용산이나 테크노마트는 컴퓨터와 PDA를 장만하면서 익숙해진 격전지. 이번엔 좀 색다른 경험을 하고싶어서 남대문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굿앤굿'과 '숭례문 지하상가', '남대문 상가' 셋중에 어디로 가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초행길인지라 닥치는대로 먼저 보이는 가게부터 들르기로 했지요.
그 결과 숭례문 지하상가에 도착.
그런데 대부분 물건이 없다거나, 있어도 이상하게 높은 가격을 부르더군요. (아무리 단품이라도 59만원을 처음부터 불러버리면 어쩌자는겨. 협상의 여지가 없잖아..)
그래서 '굿앤굿으로 가볼까나~'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 남대문 상가 길목에서 카메라 가게들이 또 모여있길래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4.전투시작!
우선 "캐논 파워샷 S1-is 정품있나요?"라고 묻자 있다는 대답.
"단품으로는 얼마까지 됩니까?"라는 물음에 당연히 이어지는 "얼마까지 알아보셨는데요?"
57만9천원에서 일단 9천원 날리고, 여기서 만원 더 깎아서 56만원에 걸어보자.
"56만원까지 해준다던데요."
주인아저씨, 잠시 전화를 걸어보더니...
"아이고.. 그 가격이 마지노선인데요. 어떻게, 하나 드릴까요?"
어라? 가격을 더 안 떨어트리네? 그럼 입질한번 해보고..
"글쎄요.. 저한테 56만원 부른 가게는 마일리지도 준다던데요.. 그거면 공씨디같은거 몇장은 사는데..."
그러자 주인아저씨, 도저히 안된다는 표정으로.
"그러면 어쩔수가 없네요. 저희도 그 가격이 한계라서..."
흠.. 역시 단품은 56만원이 한계인가보더군요. 발품 좀 더 팔면 몇천원정도는 더 싸질수도 있겠지만, 대략 이정도가 하한선에 가깝다는 것은 실감.
"그러면 Sandisk 512MB는 얼마까지 되요?" 역시 당연히 이어지는 물음. "그건 얼마까지 알아보셨는데요?"
일단 500원만 떨어트려보자.
"6만6천원이요." 그러자 놀랐다는 듯한 대답. "6만6천원이요? 혹시 그거 용산에서 알아보신 가격이예요?" "네" "아휴.. 저희는 아무리 떨어트려도 6만7천원 밑으로는 안되는데요..."
하지만 500원 아끼자고 왕복 1600원어치 차비를 날릴 수는 없는 일.
"뭐, 차비가 더 들겠네요. 그럼 일단 그렇게 살게요. S1하고 메모리카드 512메가하고. 혹시 이 주변에 은행 있어요? 돈 좀 찾아와야겠는데."
그런데 여기서 의외의 반응.
"아, 그러면요 힘드실텐데 우선 음료수라도 하나 드시고..."
난데없이 왠 음료수?
"저 그러면 일단 계약금조로 5천원만 주실수 없을까요?"
알고보니 그 가게, 디씨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와있던 가게더군요. 가격만 물어보고 안 사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 그러게 진작에 좀 잘 하지..
뭐, 일단 가격협상은 끝났고, 물건이 제대로인지만 보면 되니 그러자고 했습니다.
음료수 하나 마시고, 은행에서 돈 찾아온 다음 물건을 봤지요. 메모리카드야 예전에도 몇번 사면서 공부한 가락이 있었으니 패스하고. 문제는 S1본체인데.. 내용물은 보증서까지 완벽. 본체나 액정에도 기스같은건 전혀 없더군요. 일단 중고를 파는 미친짓은 하지 않은 것 같고...
불량화소 체크좀 해달라고 했습니다. 우선 LCD보고 확인한 다음, 렌즈 앞에 천을 대고 사진을 두방 찍더군요. 그리고 CF를 빼려고 하길래, '아저씨, 예쁘게 한방 더 찍어주세요'라고 했죠. 미리 하드에 사진파일 깔아놓고 삽질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사람을 믿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의심해서 손해볼 일 없을 경우엔 안 믿는것 또한 좋은 일인 법.)
결론적으로 불량화소도 없고, 플래쉬도 제대로 터지고(가끔 불량품중에는 플래쉬가 안 올라오는 놈들도 있다더군요), LCD도 깨끗했습니다. OK사인 보내자 렌즈 닦는 천하고 액정 보호필름(이라고 부르는 물건)을 덤으로 주더군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액정 보호필름이 아니라 손코팅지. -_-; 이 아저씨, 누구 액정 말아먹을 일 있나... 뭐 덤으로 주는거니 받기는 했습니다만.
5.확인작업.
밖으로 나와서 남대문 사진찍는 곳에 앉아 작동시켜봤습니다. S1의 필살기인 줌도 잘 되고, 기록하는데도 문제 없고, 메모리도 포맷해보니 기본 용량 떼이는 것 제외하고 488MB 나오더군요. (원래 이 용량 맞죠? 다른 분 글을 읽어봐도 512M 포맷하면 488MB정도 된다고 들어서리) 뭐,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해보지 않아서 소감이랄것은 없지만, 일단 물건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만족. 그렇게 해서 생일선물과 더불어 집으로 돌아왔던 겁니다.
6.오늘의 결과
캐논 파워샷 S1 is 정품 : 56만원.
Sandisk 512MB : 6만7천원.
덤 : 헝겊 한장과 손코팅지 두조각. 없다고 생각하는게 마음편함.
이제 남은건 본전 뽑을때까지 카메라를 혹사시키는 일 뿐이로군요.
- 2004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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